척추 압박골절을 겪은 분께 꼭 전하고 싶은데, 막상 전하기는 어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압박골절의 통증은 대개 몇 주에서 몇 달이면 잦아듭니다. 그래서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시죠. 그런데 바로 그 시기가 다음 골절이 가장 잘 생기는 때입니다. 한 번의 골절이 왜 다음 골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는지, 그 악순환을 어디서 끊을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목차한 번 부러지면 다음이 쉽게 옵니다
척추가 한 번 부러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다음 척추 골절이 훨씬 잘 생깁니다. 골밀도 수치가 같아도 마찬가지예요. 골절 자체가 뼈가 약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이 위험은 골절 직후에 가장 높고 처음 1~2년에 몰려 있습니다. 골다공증 치료 시험 네 개의 위약군 2,725명을 분석한 Lindsay 등(2001)의 연구에서는 새로 척추 골절이 생긴 여성의 19.2%가 1년 안에 또 척추 골절을 겪었습니다. 다섯 명 중 한 명꼴이죠. 같은 사람이라도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이후 몇 년을 좌우하는 셈입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재골절 위험
Lindsay 등(2001)은 3년짜리 골다공증 치료 시험 4개의 위약군에 속한 폐경 후 여성 2,725명(평균 74세)을 분석했습니다. 시작할 때 척추 골절이 있던 여성은 없던 여성보다 1년 안에 새 척추 골절이 생길 위험이 5.1배(95% 신뢰구간 3.1~8.4)였습니다. 추적 중 새 척추 골절이 생긴 381명에서는 그다음 1년 안에 또 척추 골절이 생긴 비율이 19.2%(13.6~24.8%)였습니다.
Chi 등(2026)이 정리한 연구들에서도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 후 약 20%가 1년 안에 새 척추 골절을 겪었고, 2년이면 38% 가까이 올라갔으며, 위험은 골절 후 3개월 이내에 가장 높았습니다. 골절 후 초기 1~2년을 임박 골절 위험기(Imminent Fracture Risk)라고 부르며, 이 기간의 위험은 20~25%로 이후의 연간 3~5%보다 크게 높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골대사학회의 팩트시트(2023)에서는 2021년 기준 척추 골절 후 1년 이내 척추 재골절이 7.7%, 부위를 가리지 않은 재골절이 8.7%였습니다. 건강보험 청구 자료는 병원에서 진단받고 청구된 골절만 집계되고, 앞의 연구들은 정기 엑스레이로 증상 없는 골절까지 찾아내는 경우가 많아 차이가 납니다.
뼈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골다공증 골절은 해마다 늘고 있고, 나이가 들수록 척추와 고관절 골절이 많아집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부러진 것으로 끝나지 않아서, 골절 뒤 1년 안에 사망하는 비율이 꽤 높습니다(그림 1).

눈여겨볼 점은 남성 쪽 숫자가 더 나쁘다는 것입니다. 골다공증은 여자 병이라는 인식 때문에 남성은 검사와 치료에서 밀려나기 쉬운데, 결과는 오히려 반대로 나오고 있죠.
근거가 궁금하다면 — 골다공증 골절 발생률과 사망률
같은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50세 이상에서 발생한 골다공증 골절은 43만 4,470건으로, 2012년보다 34.2% 늘었고 연평균 7.8%씩 증가했습니다. 남성은 60대부터, 여성은 70대부터 척추 골절이 가장 많은 골절입니다. 고관절 골절은 2022년 기준 50세 이상 인구 1만 명당 50대 2.0명, 60대 5.4명, 70대 22.1명, 80대 이상 100.7명이었습니다.
골절 후 1년 이내 치명률은 2021년 기준 고관절 골절 18.2%(남성 24.2%, 여성 15.7%), 척추 골절 6.3%였습니다. 교과서는 골다공증이 있으면 약 40%에서 골절이 발생하며, 대표 부위가 척추, 고관절, 손목이라고 기술합니다.
등이 굽으면 다음 마디에 힘이 몰립니다
압박골절은 대개 척추뼈의 앞쪽이 주저앉습니다. 앞쪽만 낮아지니 그 마디가 쐐기 모양이 되고, 그만큼 등이 앞으로 굽죠.
등이 굽으면 몸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옮겨 가고, 척추를 앞으로 꺾으려는 힘이 커집니다. 그 힘은 바로 위아래 척추뼈의 앞쪽에 몰리는데, 방금 부러진 자리와 같은 부위입니다(그림 2). 한 마디가 무너져 척추가 굽고, 굽은 만큼 다음 마디에 부담이 커지고, 그 마디가 무너지면 더 굽습니다. 나이 들며 등이 굽는 다른 이유들은 척추후만증, 나이 들면 허리가 굽는 이유에서 다뤘습니다.

조금 눌린 골절도 척추 전체에 영향을 줄까
“압박골절로 10% 정도 눌렸다는데, 척추 전체에 문제가 생기나요?” 이런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척추뼈가 얼마나 눌렸는지는 보통 앞쪽 높이가 원래보다 얼마나 줄었는지로 나눕니다. 널리 쓰는 Genant 등(1993)의 기준에서는 20~25% 줄면 경도, 25~40%면 중등도, 40%가 넘으면 고도 골절로 봅니다. 10% 안팎의 차이는 이 기준으로는 골절로 분류하지 않을 만큼 작은 변화이고, 한 마디가 이 정도 낮아져 생기는 각도는 몇 도에 그쳐서 척추 전체의 곡선이 크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다만 두 가지는 따로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는 아직 붙지 않은 새 골절이라면 몇 주 사이에 더 눌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처음 몇 주에서 몇 달은 사진을 다시 찍어 확인하곤 하죠. 다른 하나는 눌린 정도가 작아도 골절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다음 골절의 신호라는 점입니다. 골다공증 치료 시험에 참여한 폐경 후 여성 수천 명을 3년 지켜본 Delmas 등(2003)의 연구에서, 새 척추 골절이 생긴 비율은 골절이 없던 여성 4.3%에 비해 경도 골절이 있던 여성도 10.5%로 두 배가 넘었고, 더 많이 눌린 골절일수록 비율이 높아졌습니다(그림 3).

결국 ‘몇 퍼센트 눌렸는가’보다 ‘뼈가 이만큼 약해져 있다’는 사실에 더 무게를 두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골절 정도와 다음 골절 위험
Genant 등(1993)의 반정량 평가법은 척추체 앞쪽, 가운데, 뒤쪽 높이 중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을 기준으로, 20~25% 감소를 1등급(경도), 25~40%를 2등급(중등도), 40% 초과를 3등급(고도)으로 나눕니다. 20% 미만의 감소는 골절로 판정하지 않습니다.
Delmas 등(2003)은 랄록시펜 시험(MORE)에 참여한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시작 시점 척추 골절의 정도와 이후 3년간 새 척추 골절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3년 동안 새 척추 골절이 생긴 비율은 골절 없음 4.3%, 경도 10.5%, 중등도 23.6%, 고도 38.1%였고, 기존 골절의 정도와 개수, 골밀도가 모두 다음 척추 골절을 예측했습니다.
아파서 누워 지내면 근육이 먼저 빠집니다
골절이 생기면 아프니까 눕게 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누워 있는 대가가 큽니다. 건강한 노인도 며칠만 누워 지내면 다리 근육과 근력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데, 같은 기간 누워 있어도 젊은 사람은 근육이 거의 줄지 않습니다.
근육이 빠지면 균형이 무너지고, 넘어지고, 다시 부러집니다. 척추에서 시작된 골절이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다행히 이렇게 빠진 근육은 운동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운동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죠.
이렇게 압박골절 뒤에는 척추 모양이 바뀌어서, 그리고 몸이 약해져서 다음 골절로 이어지는 두 가지 악순환이 함께 돌아갑니다. 두 악순환 모두 중간에 끊을 수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그림 4).

근거가 궁금하다면 — 침상안정과 근육 손실
Tanner 등(2015)이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일간의 침상안정만으로 하지 제지방량이 약 4%, 무릎 신전근력이 약 16% 감소했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젊은 성인은 하지 제지방량이 줄지 않았고, 노인의 손실은 8주간의 운동 재활로 회복됐습니다.
Kortebein 등(2007, 2008)의 10일간 침상안정 연구에서는 하지 제지방량이 약 1kg 줄었고, 무릎 근력 13%, 계단 오르기 능력 14%, 최대 산소섭취량 12%가 감소했습니다.
Al-Khafaji 등(2026)의 체계적 고찰에서 척추 골절은 이후 팔다리 골절을 예측하는 인자였고, 팔다리 골절의 대부분은 고관절 골절이었으며 주로 척추 골절 후 1~3년 사이에 발생했습니다.
시멘트 시술로 악순환이 끊어질까
뼈 시멘트를 넣는 시술은 통증이 아주 심한 일부 환자에서 회복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다음 골절을 막아 주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시멘트가 든 뼈가 주변보다 단단해져 옆 뼈에 부담이 갈 수 있다는 실험 연구가 있는 반면, 통증이 줄어 일찍 움직일 수 있다는 이점도 분명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시술만으로 연쇄가 멈추지는 않는다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시술의 효과와 한계는 압박골절, 시멘트 시술이 꼭 필요할까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시멘트 시술과 인접 골절
척추성형술이나 풍선척추성형술로 시멘트를 넣은 척추체는 강성이 높아집니다. Berlemann 등(2002)의 생체역학 연구에서는 이 때문에 인접 척추체가 견딜 수 있는 한계 하중이 8~3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악순환을 끊는 데 가장 중요한 것
골다공증 치료입니다. 두 악순환 모두 결국 약해진 뼈가 다시 부러지면서 이어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골다공증 골절이 생긴 뒤 1년이 지나도 셋 중 둘은 골다공증 약을 시작하지 않습니다(그림 5). 다음 골절이 가장 잘 생기는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는 셈입니다. 어떤 약을 언제 쓰는지는 골다공증 주사, 어떤 약을 언제 맞을까에서 다뤘습니다.

여기에 가능한 한 일찍 움직이기, 그리고 집 안의 낙상 위험 줄이기가 더해집니다. 욕실 미끄럼 방지, 밤길 조명, 바닥 전선 정리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실제로는 차이를 만듭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골절 후 치료율
같은 팩트시트에서 골다공증 골절 후 골다공증 약을 처방받은 비율은 1개월 내 22.0%, 3개월 내 28.9%, 6개월 내 32.2%, 1년 내 35.5%였습니다. 부위별로는 척추 골절이 52%로 가장 높고 발목 골절이 15%로 가장 낮았습니다. 2021년 기준 남성은 18.7%, 여성은 46.9%로 남성이 여성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압박골절 진단을 받았다면
통증이 가라앉았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다음 골절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래 네 가지를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 골밀도 검사를 받았는지
- 골다공증 약을 시작했는지, 시작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 언제부터, 어떻게 움직여도 되는지
- 집 안에 넘어지기 쉬운 곳은 없는지(욕실 바닥, 밤길 조명, 바닥의 전선과 문턱)
골밀도 결과지 읽는 법은 골밀도 검사 결과지, 어디를 봐야 할까에, 허리 주사를 맞아야 할 때 주의할 점은 골다공증이 있는데 허리 주사를 맞아도 될까에 정리했습니다.
저는 한 번의 골절은 사고지만, 두 번째부터는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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