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이 있는데 허리 주사를 맞아도 될까

“골다공증이 있는데 허리 주사를 맞아도 괜찮을까요?”

스테로이드가 뼈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신 분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입니다. 허리가 아파서 주사를 맞고 싶은데, 그 주사가 가뜩이나 약한 뼈를 더 약하게 만들까 봐 걱정되시는 거죠.

미리 말씀드리면, 골다공증이 있다고 해서 주사를 무조건 피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함께 챙겨 두면 좋은 것이 몇 가지 있어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스테로이드는 뼈를 약하게 할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먹으면 뼈가 약해진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약 때문에 생기는 골다공증의 대표적인 원인이기도 하고요.

허리 주사에도 스테로이드가 들어갑니다. 신경 주변에 넣지만 주사 부위에만 머물지 않고 온몸으로 퍼진다는 이야기는 허리 주사,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에서 했습니다. 그렇다면 주사도 뼈에 영향을 줄까요.

근거가 궁금하다면 — 스테로이드와 골다공증

흔히 스테로이드라고 부르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는 약 때문에 생기는 골다공증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교과서는 이를 골다공증의 위험 인자로 꼽으며 장기간 쓰면 심각한 골량 감소를 초래한다고 기술하고, Hofbauer 등(2025)의 고찰은 뼈 손실이 치료 시작 후 첫 몇 달 동안 빠르게 일어나 3~6개월부터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합니다. 가장 중요한 기전은 뼈를 만드는 골모세포(Osteoblast)와 뼈 속 골세포(Osteocyte)의 기능을 직접 억제해 뼈 형성을 오랫동안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뼈를 녹이는 파골세포(Osteoclast)가 일시적으로 늘고 더 오래 살아남아 뼈 흡수도 늘어납니다. 이 밖에 장에서 칼슘 흡수를 줄이고 신장으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늘리는 작용도 보고돼 있습니다.

연구 결과는 엇갈립니다

주사와 뼈의 관계를 본 연구들을 모아 보면, 골밀도가 줄었다는 연구가 더 많습니다. 주사를 맞은 사람에게서 척추 골절이 늘었다는 연구도 있고요.

반대로 뚜렷한 관련이 없었거나 오히려 골절이 조금 적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대부분 이미 쌓인 진료 기록을 거슬러 분석한 연구라, 주사가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연구진들의 결론은 대체로 한 방향으로 모입니다.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큰 분, 특히 폐경 후 여성에게는 신중하게 쓰는 게 좋겠다는 것이죠.

근거가 궁금하다면 — 골밀도와 척추 골절 연구

Kerezoudis 등(2018)의 체계적 고찰은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Epidural Steroid Injection)와 골밀도, 척추 골절의 관계를 다룬 연구 8편, 7,233명을 분석했습니다. 평균 나이는 49~74세였고, 주사 횟수는 평균 1회에서 14.7회까지 다양했습니다. 골밀도를 본 6편 중 4편에서 주사 후 골밀도가 유의하게 줄었고, 골절을 본 2편 중 1편에서 척추 골절 위험이 높아졌습니다.

Mandel 등(2013)은 척추 질환 진단을 받은 50,345명 가운데 주사를 맞은 3,000명과, 성향점수로 짝지은 주사를 맞지 않은 3,000명을 비교했습니다. 주사 횟수가 늘수록 척추체 골절이 늘었고, 주사 한 번마다 골절 위험이 1.21배씩 높아졌습니다.

Chen 등(2024)은 퇴행성 요추 질환으로 주사를 맞은 64명과 대조군 256명을 추적해, 주사군에서 골다공증성 척추 압박골절(Osteoporotic Vertebral Compression Fracture)이 더 많았다고 보고했습니다(위험비 3.49, 95% 신뢰구간 1.06~11.43). 다만 대상 인원이 적어 신뢰구간이 넓습니다. 같은 논문은 메디케어 자료를 분석한 Carreon 등(2017)의 연구에서는 오히려 주사와 골절 위험 감소가 연관됐지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아닐 수 있다고 소개하며,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린다고 정리했습니다.

한두 번보다 쌓이는 양이 문제입니다

연구들을 자세히 보면, 골밀도 감소는 주사를 여러 번 맞아 스테로이드가 쌓였을 때 주로 나타났습니다. 적은 양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고요.

허리 통증으로 주사를 열 번 넘게 맞은 폐경 후 여성을 조사한 Kim과 Hwang(2014)의 연구에서도, 이들은 주사를 맞지 않은 여성보다 엉덩이뼈 골밀도가 낮았고 골다공증과 골감소증도 더 많았습니다.

다만 한 번에 쓰는 약의 양이 병원과 시술마다 달라서, 몇 번까지 괜찮다는 정해진 기준은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효과가 있을 때 꼭 필요한 만큼만 맞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보입니다. 주사 대신 고려하는 다른 시술의 장단점은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 무엇이 다를까에서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누적 용량과 골밀도

Kerezoudis 등(2018)의 고찰에서 골밀도의 유의한 감소는 메틸프레드니솔론 환산(Methylprednisolone Equivalent) 누적 용량이 1년 동안 200mg, 3년 동안 400mg일 때 나타났습니다. 폐경 후 여성에서 200mg 미만일 때는 뚜렷한 감소가 없었습니다.

Kim과 Hwang(2014)은 허리 통증이 있는 폐경 후 여성 71명을 주사 없이 약으로 치료한 군과, 주사를 10번 넘게 맞고 누적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이 200mg을 넘은 군으로 나눴습니다. 주사군은 대퇴골 경부(Femoral Neck)와 전체 대퇴골(Total Femur)의 골밀도가 낮았고, 요추와 대퇴골 경부에서 골다공증과 골감소증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요추 골밀도 자체는 두 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평균 14번, 누적 약 400mg의 트리암시놀론 주사가 폐경 후 여성의 골밀도를 낮출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골다공증 치료가 뼈를 지켜 줍니다

반가운 결과도 있습니다. 허리 주사를 맞은 폐경 후 여성들을 골다공증 약 복용 여부로 나눠 본 Kim 등(2016)의 연구에서, 약을 먹고 있던 분들은 주사 뒤에도 골밀도가 줄지 않았습니다. 약을 먹지 않던 분들만 엉덩이뼈 골밀도가 줄었죠.

그래서 연구진들은 주사가 필요한 폐경 후 여성이라면 골다공증 치료를 함께 고려하도록 권합니다. 주사를 피하는 것보다 뼈를 먼저 챙기는 쪽이 현실적인 답일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 약의 종류와 고르는 법은 골다공증 주사, 어떤 약을 언제 맞을까에서 정리했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골다공증 약 복용 여부에 따른 차이

Kim 등(2016)은 척추관 협착증으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경막외 주사를 맞은 폐경 후 여성 126명을 골다공증 약 복용군 74명과 비복용군 52명으로 나눠, 주사 전후 골밀도를 비교했습니다. 두 번째 측정은 평균 약 19개월 뒤였습니다.

복용군은 요추(+1.25%), 대퇴골 경부(+0.45%), 대퇴골 전자부(+0.39%), 전체 대퇴골(+0.21%) 모두 유의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비복용군은 대퇴골 경부(−1.48%), 대퇴골 전자부(−2.80%), 전체 대퇴골(−2.23%)에서 골밀도가 유의하게 줄었고, 요추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주사가 필요한 폐경 후 여성에게 예방적 골다공증 치료를 고려하라고 권했습니다. 다만 대상 인원이 적고, 주사를 맞지 않은 대조군과 장기 추적이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Kerezoudis 등(2018)의 고찰에서도 치료 기간에 골다공증 약을 쓰던 환자는 골감소증과 골다공증의 위험이 낮았고, 연구진은 주사 전에 골다공증 약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렇다고 주사를 무조건 피할 일은 아닙니다

통증 때문에 누워만 지내면 그것 자체가 뼈와 근육을 약하게 만듭니다. 며칠만 누워 있어도 다리 근육이 빠지고, 균형이 무너져 넘어지기 쉬워지거든요. 이 악순환은 압박골절은 왜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까에서 다뤘습니다.

주사로 통증을 누그러뜨려 다시 걸을 수 있게 된다면, 그 이득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주사를 맞느냐 마느냐보다, 몇 번 맞느냐와 뼈를 함께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한 셈이죠.

주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먼저 골밀도 검사 결과를 알고 계신지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최근 결과가 없다면 주사 전에 한 번 재 보는 것도 방법이고요. 결과지 읽는 법은 골밀도 검사 결과지, 어디를 봐야 할까에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골다공증 약을 드시고 있는지, 지난 1년 동안 다른 병원에서 맞은 주사까지 모두 몇 번이었는지, 압박골절을 겪은 적이 있는지, 스테로이드 약을 따로 드시고 있는지를 의사에게 알려 주시면 판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주사와 뼈 관리는 함께 가는 것이 좋습니다

주사는 통증을 줄이는 도구이고, 뼈는 따로 지켜야 합니다. 골다공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필요한 주사를 미루기보다는, 횟수를 줄이고 골다공증 치료를 함께 챙기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를 함께 챙긴다면 골다공증이 있어도 주사를 지나치게 두려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Mandel S, Schilling J, Peterson E, Rao DS, Sanders W. A retrospective analysis of vertebral body fractures following epidural steroid injections. J Bone Joint Surg Am. 2013;95(11):961-4. doi:10.2106/JBJS.L.00844

3. Kim S, Hwang B. Relationship between bone mineral density and the frequent administration of epidural steroid injections in postmenopausal women with low back pain. Pain Res Manag. 2014;19(1):30-4. doi:10.1155/2014/870145

4. Kim YU, Karm MH, Cheong Y, Lee J, Kong YG, Kim SH, et al. Effect of epidural steroid injection on bone mineral density in postmenopausal women according to antiosteoporotic medication use. Pain Physician. 2016;19(6):389-96.

5. Kerezoudis P, Rinaldo L, Alvi MA, Hunt CL, Qu W, Maus TP, et al. The effect of epidural steroid injections on bone mineral density and vertebral fracture risk: a systematic review and critical appraisal of current literature. Pain Med. 2018;19(3):569-79. doi:10.1093/pm/pnx324

6. Chen HW, Wu WT, Chang CM, Yu TC, Chen IH, Yeh KT. Increased risk of osteoporotic vertebral compression fractures following epidural steroid injections in patients with lumbar degenerative disease: a retrospective cohort study. J Clin Med. 2024;13(21):6379. doi:10.3390/jcm13216379

7. Hofbauer LC, Compston JE, Saag KG, Rauner M, Tsourdi E. Glucocorticoid-induced osteoporosis: novel concepts and clinical implications. Lancet Diabetes Endocrinol. 2025;13(11):964-79. doi:10.1016/S2213-8587(25)00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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