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찌릿찌릿, 후두신경통일까

머리를 빗다가, 혹은 베개에 뒤통수를 대는 순간 찌릿하고 전기가 오는 느낌. 몇 초면 사라지지만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면 덜컥 겁이 나죠. 혹시 머릿속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싶어서요.

이렇게 뒤통수가 찌르듯 아픈 두통은 머릿속이 아니라 머리 가죽 아래를 지나는 신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후두신경통이라고 부르는 병입니다.

뒤통수에는 감각을 맡은 신경이 따로 있습니다

뒤통수와 정수리 쪽 피부의 감각은 목 위쪽, 두 번째 목신경에서 나온 가지들이 맡습니다. 가장 큰 가지가 대후두신경, 귀 뒤쪽으로 가는 작은 가지가 소후두신경이죠.

대후두신경은 목 뒤 근육 사이를 비집고 올라와, 뒤통수 가운데 튀어나온 뼈 바로 아래에서 피부 쪽으로 나옵니다. 이 신경들이 자극을 받아 생기는 찌르는 듯한 통증이 후두신경통이고, 대부분은 대후두신경 쪽에서 생깁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후두신경의 위치

Choi와 Jeon(2016)의 종설에 따르면 대후두신경은 두 번째 목신경 뒤가지의 안쪽 가지로, 아래빗근(하두사근)을 돌아 올라간 뒤 머리반가시근(두반극근)과 승모근의 힘줄막을 뚫고 위목덜미선 높이에서 피부 아래로 나옵니다. 나오는 자리는 뒤통수 가운데 튀어나온 뼈(외후두융기)에서 약 3cm 아래, 정중선에서 약 1.5cm 바깥쪽이며 후두동맥과 나란히 지나갑니다. 후두신경통의 약 90%가 대후두신경에서 생깁니다.

소후두신경은 두 번째(때로 세 번째) 목신경에서 나와 목빗근(흉쇄유돌근)의 뒤 가장자리를 따라 귀 뒤쪽으로 올라가며, 후두신경통의 약 10%를 차지합니다. 세 번째 목신경 뒤가지에서 나오는 제3후두신경은 2~3번 목뼈 사이 후관절과 뒤통수 아래쪽 피부를 맡습니다.

찌릿하게 왔다가 사라지는 통증

후두신경통의 통증은 생김새가 꽤 특징적입니다. 찌르듯, 혹은 전기가 오듯 날카롭게 아프고, 몇 초에서 몇 분 만에 지나갑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고, 대개 한쪽에 생기죠.

통증은 목덜미와 뒤통수에서 시작해 정수리 쪽으로 뻗칩니다. 같은 쪽 눈 뒤까지 아프다고 느끼기도 하는데, 뒤통수를 맡은 신경과 얼굴 감각을 맡은 신경이 뇌줄기에서 서로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프지 않을 때도 그쪽 두피가 예민해져, 머리를 빗거나 머리카락이 스치기만 해도 따갑고 저릿할 수 있습니다. 베개를 베고 고개를 젖히거나 돌릴 때 통증이 오기도 하고요. 베개 높이는 경추베개와 목견인기, 목 통증에 도움이 될까에서 다뤘습니다.

진단은 주로 진찰로 합니다. 신경이 나오는 자리를 눌렀을 때 아프거나 찌릿한지 확인하고, 그 자리에 국소마취제를 조금 넣어 통증이 잠시라도 사라지는지 봅니다. 주사가 진단과 치료를 겸하는 셈이죠.

근거가 궁금하다면 — 진단 기준

국제두통분류 3판(ICHD-3)은 후두신경통을 대후두신경, 소후두신경, 제3후두신경이 분포하는 뒤통수 부위의 한쪽 또는 양쪽에 생기는 발작적인 찌르는 통증으로 정의합니다.

진단하려면 ① 통증이 몇 초에서 몇 분 지속되는 발작으로 반복되거나, 강도가 심하거나, 쏘거나 찌르는 듯한 성질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이 있어야 하고, ② 두피나 머리카락에 가벼운 자극만 줘도 이상감각이나 통증이 생기며, 해당 신경 위를 누르면 아프거나 대후두신경이 나오는 자리 또는 2번 목신경 분포 부위에 통증 유발점이 있어야 합니다. ③ 해당 신경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하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져야 하고, ④ 다른 두통 진단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합니다.

ICHD-3는 위쪽 목뼈 관절이나 목 근육의 통증 유발점에서 뒤통수로 퍼지는 통증과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왜 생길까

가장 흔한 원인은 목 뒤 근육이 오래 굳어 있으면서 신경을 조이거나, 위쪽 목뼈의 퇴행성 변화가 신경을 자극하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치료에서도 자세와 목 근육을 먼저 살펴보게 됩니다. 고개를 앞으로 내민 자세에 대해서는 거북목이면 목디스크가 올까에서 정리했습니다.

드물게는 혈관 기형이나 종양, 염증 같은 다른 병이 신경을 건드려 같은 증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거나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으면 MRI 같은 검사로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두통

뒷머리가 아프다고 모두 후두신경통은 아닙니다. 흔한 두통 몇 가지와는 통증의 느낌부터 다릅니다.

긴장성 두통은 머리를 조이거나 누르는 듯 묵직하고, 대개 양쪽이 아픕니다. 편두통은 욱신욱신 맥박 치듯 아프고 구역질이나 빛, 소리에 예민해지는 증상이 따라오죠. 둘 다 찌릿하게 몇 초 만에 지나가는 통증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경추성 두통은 목뼈 관절이나 디스크 같은 목 구조물에서 생긴 통증이 머리로 퍼지는 경우입니다. 목에서 시작한 묵직한 통증이 한쪽 머리로 번지고, 고개를 움직이면 심해지며 목이 덜 돌아가는 게 특징입니다. 신경 자체가 아픈 후두신경통과는 원인도 치료도 조금 다릅니다.

두피가 따끔거리다가 며칠 뒤 그 자리에 물집이 올라온다면 대상포진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목디스크도 뒷목이 아플 수 있지만, 대개는 통증과 저림이 어깨와 팔로 내려갑니다. 이 부분은 목디스크 증상, 목보다 팔이 아픈 이유에서 다뤘습니다.

먼저 확인이 필요한 두통

대부분의 두통은 위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신경통이겠거니 하고 기다리기보다 바로 진료를 받아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갑자기 터지듯 생긴 극심한 두통, 열이 나면서 생긴 두통,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65세 이후 처음 생긴 두통, 점점 심해지거나 양상이 바뀐 두통, 기침하거나 힘을 줄 때 심해지는 두통, 머리를 다친 뒤 생긴 두통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암 치료 중이거나 면역이 떨어진 상태라면 더 그렇고요.

근거가 궁금하다면 — 위험 신호

Do 등(2019)은 이차성 두통(다른 병 때문에 생기는 두통)을 의심해야 하는 신호를 SNNOOP10 목록으로 정리했습니다. 발열 같은 전신 증상, 암 병력, 신경학적 이상(의식 저하 포함), 갑작스러운 발생, 65세 이후 발생, 양상 변화나 최근 새로 생긴 두통, 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두통, 재채기·기침·운동으로 유발되는 두통, 유두부종, 진행하거나 비전형적인 두통, 임신이나 출산 직후, 자율신경 증상을 동반한 눈 통증, 외상 후 두통, HIV 같은 면역계 질환, 진통제 과용이나 새 약을 시작하며 생긴 두통이 포함됩니다.

치료는 가벼운 것부터 차례로

먼저 목 뒤 근육의 긴장을 풀어 주는 데서 시작합니다. 오래 고개를 숙이는 자세를 줄이고, 따뜻한 찜질과 목 스트레칭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진통제는 잠깐 도움이 되는 정도라, 통증이 자주 반복되면 신경통에 쓰는 약(가바펜틴, 프레가발린 같은 항경련제나 삼환계 항우울제)을 함께 쓰기도 합니다.

그래도 반복되면 신경차단술을 고려합니다. 신경이 나오는 자리에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방법이죠. 주사를 맞으면 통증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효과가 몇 달 넘게 가는 경우는 많지 않아 다시 맞거나 다른 치료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주사 효과가 오래가지 않으면 신경에 약한 고주파 자극을 주는 박동성 고주파술을 쓰기도 합니다. Cohen 등(2015)의 무작위 시험에서 이 방법은 스테로이드 주사보다 뒤통수 통증을 조금 더 줄였고, 그 차이가 6개월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렇지만 두통으로 인한 생활 불편이나 진통제 사용량은 두 방법이 비슷했습니다.

이런 치료에도 낫지 않는 일부에서는 신경을 누르는 근육과 조직을 풀어 주는 수술이나 신경 자극기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신경을 끊는 수술은 오히려 더 다루기 어려운 통증을 남길 수 있어 요즘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신경차단술과 고주파 치료

교과서는 후두신경차단술이 후두신경통, 경추성 두통, 군발두통에 효과가 있고 편두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술합니다. 후두신경통에는 대후두신경차단술을 먼저 하고, 경추성 두통에는 제3후두신경과 3번 목신경 뒤가지 안쪽 가지 차단을 함께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합니다. 효과는 한 번으로 오래가는 경우부터 반복이 필요한 경우, 고주파 치료로 넘어가는 경우까지 사람마다 다릅니다.

Juškys와 Šustickas(2018)는 후두신경통 환자 44명(28~84세, 평균 56.3세, 여성 79.5%)에게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로 대후두신경(29명) 또는 대·소후두신경(15명)을 차단했습니다. 두통 점수(0~10점)는 시술 전 7.23점, 24시간 뒤 1.95점, 6개월 뒤 2.21점이었고, 6개월까지 추가 시술 없이 만족한 비율은 95.5%였습니다. 비교군 없는 전향적 관찰 연구입니다.

Choi와 Jeon(2016)의 종설은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 주사의 효과가 대개 일시적이며, 몇 달씩 이어지는 경우는 15~36% 정도라고 정리했습니다.

Cohen 등(2015)은 국소마취제 차단에 반응한 후두신경통 또는 후두신경 압통이 있는 편두통 환자 81명을 박동성 고주파술(42명)과 스테로이드 주사(39명)로 무작위 배정했습니다(환자·시술자·평가자 모두 눈가림). 6주 뒤 평균 뒤통수 통증은 고주파군에서 2.74점, 스테로이드군에서 1.38점 줄어 차이는 1.37점이었고, 이 차이는 6개월까지 유지됐습니다. 두통 장애 지수, 구제 약물 사용, 우울 점수 등 다른 지표는 대부분 차이가 없었고,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찌릿함보다 먼저 살펴볼 것

뒤통수가 찌릿한 통증은 깜짝 놀랄 만큼 날카롭지만, 대부분은 머릿속이 아니라 머리 가죽 아래 신경의 문제입니다. 위험 신호가 없다면 너무 겁먹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처음 생긴 두통이라면 한 번은 진료를 받아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반복되는 경우에는 신경이 나오는 자리를 눌러 보고 주사로 확인해 보는 과정이 진단과 치료를 함께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Headache Classification Committee of the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IHS). Th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3rd edition. Cephalalgia. 2018;38(1):1-211. doi:10.1177/0333102417738202

3. Choi I, Jeon SR. Neuralgias of the head: occipital neuralgia. J Korean Med Sci. 2016;31(4):479-88. doi:10.3346/jkms.2016.31.4.479

4. Do TP, Remmers A, Schytz HW, et al. Red and orange flags for secondary headaches in clinical practice: SNNOOP10 list. Neurology. 2019;92(3):134-44. doi:10.1212/WNL.0000000000006697

5. Juškys R, Šustickas G. Effectiveness of treatment of occipital neuralgia using the nerve block technique: a prospective analysis of 44 patients. Acta Med Litu. 2018;25(2):53-60. doi:10.6001/actamedica.v25i2.3757

6. Cohen SP, Peterlin BL, Fulton L, et al. Randomized, double-blind, comparative-effectiveness study comparing pulsed radiofrequency to steroid injections for occipital neuralgia or migraine with occipital nerve tenderness. Pain. 2015;156(12):2585-94. doi:10.1097/j.pain.0000000000000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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