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목이면 목디스크가 올까

“거북목이 너무 심해서요. 이러다 목디스크 오는 거 아닌가요?”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입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런 걱정도 함께 늘어난 것 같습니다. 목 엑스레이를 찍고 “일자목이네요”라는 말까지 들으면 걱정은 더 커지고요.

그런데 연구를 찾아보면, 흔히 알려진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거북목과 일자목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거북목은 겉으로 보이는 자세입니다. 옆에서 봤을 때 머리가 어깨보다 앞으로 나와 있는 모습을 말하죠.

일자목은 엑스레이 사진에서 보이는 목뼈 모양입니다. 목뼈는 원래 앞쪽으로 완만하게 휘어 있는데, 이 곡선이 펴져서 일직선에 가까워진 상태를 말합니다.

둘은 자주 섞여 쓰이지만 보는 대상이 다릅니다. 하나는 자세이고, 하나는 사진 소견이죠.

근거가 궁금하다면 — 용어와 정의

거북목은 전방 머리 자세(Forward Head Posture)라고 하며, 옆에서 봤을 때 머리가 몸보다 앞으로 나온 상태입니다. 연구에서는 주로 두개척추각(Craniovertebral Angle)으로 그 정도를 잽니다. 옆모습 사진에서 목 뒤 아래쪽에 가장 튀어나온 뼈(목 7번 뼈)를 지나는 수평선과, 이 뼈에서 귓구멍 앞 작은 연골(이주)까지 이은 선 사이의 각도입니다. 머리가 앞으로 나올수록 귀가 앞쪽 아래로 내려가 선이 눕기 때문에 이 각도가 작아집니다.

교과서는 측면 엑스레이나 MRI에서 경추 2번과 7번 척추체 뒤쪽을 잇는 가상선을 기준으로, 경추 3~7번의 뒷면이 이 선을 넘지 않으면 경추 전만(Cervical Lordosis), 넘으면 경추 후만(Cervical Kyphosis), 선과 일치하면 일자경추로 정의합니다.

“고개 숙이면 목에 27kg”의 정체

거북목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숫자가 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목에 걸리는 무게가 27kg까지 늘어난다는 것이죠. 방송과 기사에서 수없이 인용된 숫자입니다.

이 숫자는 2014년에 나온 세 쪽짜리 짧은 논문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실제 사람의 목에서 잰 값이 아니라 컴퓨터 모델로 계산한 추정치입니다. 사람의 목에서 측정하거나 검증하는 과정도 없었고요.

고개를 숙일수록 목 뒤쪽 근육이 더 일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가 주는 공포만큼 목뼈가 위태롭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카데바 연구에서 목뼈가 버티는 힘은 이보다 훨씬 컸거든요.

근거가 궁금하다면 — 27kg이라는 숫자의 출처

Hansraj(2014)는 유한요소 모델(Finite Element Model)로 머리를 앞으로 숙일 때 목뼈에 걸리는 힘을 계산했습니다. 똑바로 선 자세에서 10~12파운드(약 4.5~5.4kg)이던 힘이 15도에서 27파운드(약 12kg), 30도에서 40파운드(약 18kg), 45도에서 49파운드(약 22kg), 60도에서 60파운드(약 27kg)로 늘었고, 90도에서는 모델 예측을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계산값은 근육, 인대, 힘줄을 포함한 목 전체에 걸리는 힘이며, 실제 측정이나 검증은 없었습니다.

Damasceno 등(2018)은 이 수치를 반박하며, 카데바 연구에서 목뼈와 디스크 단위가 탄성 한계에 이르는 평균 압박력은 540파운드(약 245kg)로 60파운드의 9배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은 카데바보다 더 큰 하중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거북목이면 목이 아플까

거북목과 목 통증의 관계를 다룬 연구들을 모아 분석한 결과가 있습니다. 결과는 나이에 따라 달랐습니다.

어른에서는 목이 아픈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거북목이 조금 더 심한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들은 모두 한 시점에서 비교한 것이라, 거북목 때문에 아픈 건지, 아파서 자세가 그렇게 된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청소년과 이십 대 초반에서는 관련이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낼 때의 자세를 직접 살펴본 연구에서도, 고개를 많이 숙이는 사람이 목 통증이 더 많지는 않았고요.

근거가 궁금하다면 — 거북목과 목 통증 연구

Mahmoud 등(2019)의 체계적 고찰과 메타분석은 15개의 단면 연구를 분석했습니다. 어른에서는 목 통증이 있는 사람의 두개척추각이 평균 4.84도 더 작아 거북목이 더 심했고, 거북목 정도는 통증 강도(상관계수 −0.55), 장애 정도(−0.42)와 유의한 상관을 보였습니다. 반면 청소년에서는 두 군의 차이가 없었고, 대부분의 목 통증 지표와 관련이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나이가 중요한 교란 요인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Damasceno 등(2018)은 18~21세 150명을 대상으로,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낼 때의 목 자세를 본인 평가와 물리치료사 평가로 나눠 목 통증과의 관계를 봤습니다. 두 방법 모두 목 자세와 목 통증, 통증 빈도 사이에 유의한 관련이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단면 연구라 인과관계를 말할 수 없고, 목 통증이 생긴 뒤 자세를 바꿨을 가능성도 있다는 한계를 밝혔습니다. 다만 화면 앞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몸을 덜 움직이게 되는 것은 목과 허리 통증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자목 사진은 통증과 별 관계가 없습니다

엑스레이에서 일자목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게 통증의 원인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목이 아픈 사람과 아프지 않은 사람의 목뼈 곡선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두 집단의 곡선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목뼈가 일자이거나 오히려 뒤로 휜 사람의 비율도 비슷했죠.

연구진은 목이 아픈 사람의 엑스레이에서 이런 모양이 보이더라도, 그것을 통증의 원인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우연히 함께 있는 소견으로 보는 게 맞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사진과 증상이 따로 노는 또 다른 예인데, 이 이야기는 MRI에 디스크가 보이는데 괜찮다는 이유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목뼈 곡선과 목 통증

Grob 등(2007)은 다리 문제로 입원한 45세 이상 107명의 목 엑스레이를 찍어, 지난 12개월 동안 목 통증이 있었던 54명과 없었던 53명을 비교했습니다. 경추 2~7번의 전체 곡선, 각 마디의 각도, 일자목이나 후만 변형의 빈도 모두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한 마디 이상에서 4도 넘는 후만을 보인 사람은 통증군 23%, 무통증군 17%였습니다. 통증군 안에서도 통증 기간, 빈도, 강도, 방사통, 장애 정도는 목뼈 곡선과 관련이 없었습니다.

그럼 목디스크로 이어질까

거북목이 목디스크를 일으킨다는 이야기는 흔하지만, 이를 직접 보여 준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앞의 27kg을 계산한 논문도 “퇴행을 앞당길 수 있다”고 추정했을 뿐,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자세가 아무 상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래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목 뒤 근육이 지치고 뻐근해지는 건 누구나 겪는 일이죠. 다만 자세 하나로 병이 정해지는 것처럼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세 문제가 아닐 수 있는 신호

목이 뻐근한 정도가 아니라 팔로 뻗치는 저림이나 힘 빠짐이 있다면, 목디스크처럼 신경이 눌리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목디스크 증상, 목보다 팔이 아픈 이유에서 정리했습니다.

손이 둔해지고 걸음이 불안해졌다면 척수가 눌리는 병을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통증 없이 오는 경우가 많아 놓치기 쉬운데, 이 이야기는 손이 저리고 젓가락질이 서툴러졌다면에서 다뤘습니다. 밤에도 계속되는 통증, 열이나 이유 없는 체중 감소가 함께 있을 때도 자세와는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합니다.

자세보다 중요한 것

완벽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보다 한 자세로 오래 있지 않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휴대폰이나 모니터를 볼 때 틈틈이 고개를 들고 목과 어깨를 한 번씩 움직여 주는 것만으로도 뻐근함이 덜하죠.

목과 등 근육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운동으로 거북목 자세가 나아지고 목 통증도 줄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근육이 척추를 잡아 주는 역할은 척추가 불안정하다는 말, 그리고 자세가 중요한 진짜 이유에서 설명했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운동의 효과

Sheikhhoseini 등(2018)의 체계적 고찰과 메타분석은 거북목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 7편, 627명을 분석했습니다. 교정 운동은 두개척추각을 크게 개선했고(강한 근거) 목 통증도 중간 정도 줄였지만(중간 근거), 두개각(Cranial Angle)은 개선하지 못했습니다. 연구진은 거북목과 근골격계 통증의 정확한 관계, 그리고 운동 후 두 가지가 함께 좋아지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화면 앞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몸을 덜 움직이게 됩니다. 목 건강에는 자세를 바로잡는 것보다 많이 움직이는 생활이 더 큰 몫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위의 신호가 없다면, 거북목은 겁낼 병이라기보다 자주 움직이라는 몸의 신호 정도로 받아들이셔도 좋겠습니다.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Grob D, Frauenfelder H, Mannion AF. The association between cervical spine curvature and neck pain. Eur Spine J. 2007;16(5):669-78. doi:10.1007/s00586-006-0254-1

3. Hansraj KK. Assessment of stresses in the cervical spine caused by posture and position of the head. Surg Technol Int. 2014;25:277-9.

4. Damasceno GM, Ferreira AS, Nogueira LAC, Reis FJJ, Andrade ICS, Meziat-Filho N. Text neck and neck pain in 18-21-year-old young adults. Eur Spine J. 2018;27(6):1249-54. doi:10.1007/s00586-017-5444-5

5. Sheikhhoseini R, Shahrbanian S, Sayyadi P, O’Sullivan K. Effectiveness of therapeutic exercise on forward head postur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Manipulative Physiol Ther. 2018;41(6):530-9. doi:10.1016/j.jmpt.2018.02.002

6. Mahmoud NF, Hassan KA, Abdelmajeed SF, Moustafa IM, Silva AG. The relationship between forward head posture and neck pai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Curr Rev Musculoskelet Med. 2019;12(4):562-77. doi:10.1007/s12178-019-09594-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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