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아파서 어깨 치료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목 문제래요.”
반대도 있습니다. 목디스크인 줄 알고 목 치료를 받았는데 잘 낫지 않아 다시 보니 어깨 힘줄 문제였던 경우죠. 목과 어깨는 바로 붙어 있고 통증이 서로의 자리로 번지기 쉬워서, 어디서 온 통증인지 헷갈리는 일이 흔합니다. 저희 외래에도 어깨가 아프다며 오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어깨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어깨 관절, 특히 어깨를 감싸는 힘줄(회전근개)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목에서 내려오는 어깨 통증도 적지 않아서,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를 차근차근 짚어 봐야 합니다.
목차어디가 아프신가요
목에서 오는 통증은 뒷목에서 시작해 어깨 위쪽 근육(승모근)과 날개뼈 안쪽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이 눌리면 어깨 뒤에서 팔을 타고 팔꿈치 아래, 손까지 뻗치기도 하고요.
어깨 관절에서 오는 통증은 어깨 앞쪽과 바깥쪽, 팔 위쪽 바깥에 생기고 대개 팔꿈치 위에서 멈춥니다. 그래서 둘을 가를 때 가장 믿을 만한 단서 가운데 하나가 통증이 팔꿈치 아래로 내려가는지입니다. 팔꿈치 아래까지 뻗친다면 목 쪽을 먼저 의심합니다.

목에서 내려오는 어깨 통증
목에서 어깨로 통증이 오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목의 관절이나 디스크 자체에서 생긴 통증이 주변으로 퍼지는 연관통입니다. 이때는 뒷목, 어깨 위, 날개뼈 주변이 묵직하게 아프고 팔 저림은 없죠.
다른 하나는 목에서 나오는 신경 뿌리가 눌리는 경우, 즉 목디스크입니다. 목 신경 뿌리를 직접 자극해 증상이 어디에 생기는지 본 연구가 있는데, 5번부터 7번 신경 어느 것을 자극해도 대부분 어깨 위쪽과 어깨 뒤쪽에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목디스크 환자가 “팔보다 어깨가 더 아프다”고 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닌 거죠.
특히 5번 신경이 눌리면 팔 바깥쪽이 아프고,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리는 어깨 근육의 힘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팔을 들기 힘드니 어깨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목디스크 증상은 목디스크 증상, 목보다 팔이 아픈 이유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목에서 어깨로 퍼지는 통증
Slipman 등(1998)은 목 신경 뿌리 차단술을 받는 환자 87명에게 투시 영상을 보며 4~8번 목 신경 뿌리를 기계적으로 자극(모두 134회)하고, 증상이 생긴 위치를 기록했습니다. 5번 신경 자극에서는 어깨 위 뒤쪽 승모근(92%), 삼각근 뒤쪽(79%), 뒷목 옆(64%)에 증상이 생겼고, 6번 신경은 승모근(74%), 삼각근 뒤쪽(79%)과 앞쪽(74%), 위팔 뒤바깥(79%), 7번 신경은 삼각근 뒤쪽(79%), 승모근(77%), 어깨 뒤쪽(63%)에도 증상이 흔했습니다. 연구진은 신경 자극으로 생기는 증상의 분포가 기존의 피부분절 지도와 뚜렷이 다르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교과서는 축성 목 통증이 목 뒤 근육에서 뒷머리, 어깨, 견갑부 주위로 신경절 분포를 따르지 않고 퍼지는 연관통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경추 5번 신경근병증은 팔 바깥쪽에서 팔꿈치로 이어지는 통증과 함께 삼각근, 가시위근, 가시아래근의 약화가 생길 수 있다고 기술합니다.
Katsuura 등(2020)의 체계적 고찰은 팔꿈치 아래로 내려가는 팔 통증이 목 신경 문제를 어깨 질환과 구별하는 가장 특이적인 증상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어깨 관절에서 오는 통증
어깨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회전근개 질환입니다. 어깨를 감싸는 네 개의 힘줄에 염증이나 손상이 생기거나 그 위의 점액낭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흔히 말하는 어깨 충돌증후군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나이가 들수록 흔해서 70세가 넘으면 7명 중 1명꼴로 증상이 있는 회전근개 질환이 있다고 합니다.
특징은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릴 때 중간쯤에서 아픈 것입니다. 팔을 60도에서 120도 사이로 올릴 때 아프고, 그보다 낮거나 높으면 덜 아프죠. 이걸 “통증 호(painful arc)”라고 하는데, 어깨 진찰 검사를 정리한 연구에서도 가장 쓸모 있는 소견이었습니다. 팔을 들어 올린 채 버티지 못하고 툭 떨어진다면 힘줄이 찢어졌을 가능성을 생각합니다.
어깨가 굳어 팔이 위로나 뒤로 잘 안 올라가는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힘줄에 석회가 생겨 갑자기 심하게 아픈 석회성건염도 흔한 원인입니다. 이런 어깨 질환은 목을 움직여도 통증이 크게 변하지 않고, 팔과 어깨를 움직일 때 아프다는 점이 목 문제와 다릅니다.
밤에 아파서 잠을 설치는 건 회전근개 질환에서 흔하지만, 목디스크도 밤에 아플 수 있어서 이것만으로 가르기는 어렵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어깨 진찰 검사의 정확도
Hermans 등(2013)은 회전근개 질환의 진찰 소견을 다룬 연구 28편을 분석했습니다. 통증 유발 검사 가운데 통증 호(painful arc) 검사만 양성 우도비가 2를 넘었고(3.7), 음성일 때 회전근개 질환 가능성을 가장 많이 낮췄습니다(음성 우도비 0.36). 흔히 쓰는 Hawkins 검사(양성 우도비 1.5)와 Neer 검사(0.98~1.6)는 쓸모가 적었습니다. 근력 검사에서는 외회전·내회전 지연 검사가 힘줄 전층 파열을 진단하는 데 가장 정확했고, 팔 떨어뜨림(drop arm) 검사도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쉴 때나 잘 때의 통증은 회전근개 파열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연구는 어깨 통증이 근골격계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세 번째로 흔한 이유이고, 성인의 7~26%가 어느 시점에 어깨 통증을 겪으며, 증상이 있는 회전근개 질환은 30세 이상의 약 2.8%, 70세 이상의 15%에서 나타난다고 소개합니다. 다만 분석된 연구들은 모두 전문의가 의뢰된 환자를 진찰한 결과여서, 일반 진료 환경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Katsuura 등(2020)이 정리한 연구 가운데에는 회전근개 질환 환자의 약 89%가 밤에 통증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목일까 어깨일까, 이렇게 가려 봅니다
가장 먼저 보는 건 목을 움직일 때 아픈지, 팔을 움직일 때 아픈지입니다.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아픈 쪽으로 돌릴 때 어깨와 팔이 더 아프면 목을,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릴 때 아프면 어깨를 의심하죠.
손을 머리 위에 얹어 보는 것도 단서가 됩니다. 목디스크로 팔이 아픈 분 중에는 아픈 쪽 손바닥을 머리 위에 얹으면 오히려 편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팔을 들면 눌린 신경이 덜 당겨지거든요. 반대로 어깨 관절 문제라면 팔을 머리 위로 올리는 것 자체가 아프거나 힘듭니다.
손가락까지 저린지도 중요합니다. 저림이 함께 있으면 신경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손 저림은 손목터널증후군 같은 다른 원인도 많아서, 손이 저린 이유, 손목 때문일까 목 때문일까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목 쪽 진찰 검사
교과서는 심한 목 통증과 팔 통증이 있는 환자가 목을 반대쪽으로 기울이고 아픈 쪽 팔을 머리 위로 올리는 자세(어깨 외전 징후)를 취한다고 설명합니다. 또 머리를 뒤로 젖히고 아픈 쪽으로 돌린 상태에서 위에서 누를 때 팔 통증이 심해지는지 보는 Spurling 검사가 어깨 관절 이상이나 말초신경병증과 구별하는 데 유용하다고 기술합니다.
Davidson 등(1981)은 외래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척수조영술을 시행한 목 신경근병증 환자 22명 가운데 15명이 어깨를 들어 올리면 팔 통증이 줄어드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 15명은 모두 신경근 압박에 의한 근력 약화가 있었고, 연구진은 팔을 들면 신경근의 긴장이 줄어 통증이 완화되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Katsuura 등(2020)이 정리한 연구에 따르면 Spurling 검사는 특이도 93%, 민감도 30%로, 양성이면 목 신경 문제일 가능성이 높지만 음성이라고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어깨 외전 징후도 한 연구(43명)에서 특이도 100%, 민감도 26%였습니다.
둘 다일 때도 많습니다
목과 어깨 중 하나만 문제인 게 아니라 둘 다 문제인 경우도 흔합니다. 어깨 통증으로 온 환자의 절반은 목 MRI에서도 이상이 보였고, 목 신경 문제가 의심돼 검사한 환자의 40% 남짓은 어깨 같은 다른 문제가 함께 있었습니다.
둘이 겹친 예를 하나 들면 이렇습니다. 운동을 많이 하는 젊은 환자가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왔는데, 팔을 들 때 아프던 통증은 어깨 주사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어깨 뒤쪽과 팔이 당기는 통증은 그대로였고, 목을 움직이면 더 심해졌습니다. 목 MRI를 찍어 보니 목디스크가 있었고, 어깨는 어깨대로 목은 목대로 치료해 둘 다 좋아졌다는 보고입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목과 어깨 질환의 겹침
Katsuura 등(2020)은 목과 어깨의 임상적·해부학적 겹침을 다룬 76편을 검토했습니다. 어깨 통증 환자의 50%에서 목 MRI 이상이 있었고(Paul 2007, 96명), 어깨 통증을 주소로 온 환자의 4%가 결국 목 신경근병증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Roberson 2015, 1169명), 목 신경근병증이 의심돼 근전도 검사를 받은 환자의 42%에서 근골격계 질환이 함께 있었습니다(Cannon 2018, 191명). 어깨 충돌증후군에서 생긴 목 통증이 어깨 점액낭 주사로 없어진 증례도 소개합니다(Gorski 2003). 연구진은 영상 검사가 오해를 부를 수 있어 진찰이 중요하고, 진단 주사가 통증의 출처를 확인하고 수술 결과를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고 정리했습니다.
Mueller와 Leggit(2017)의 증례에서는 젊은 남성의 오른쪽 어깨 통증이 처음에는 어깨 충돌증후군으로 진단돼 어깨 점액낭 주사 뒤 팔을 들 때의 통증은 바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어깨 뒤쪽과 팔 뒤쪽의 통증은 남았고 목을 움직일 때 심해져, 목 MRI에서 5-6번 디스크 탈출이 확인됐습니다. 어깨 운동과 목 견인을 포함한 물리치료로 두 문제 모두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목과 어깨를 함께 진찰하는 게 기본입니다. 영상 검사는 조심해서 봐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아프지 않아도 목 MRI에 디스크 변화가 흔하고 어깨 힘줄에도 변화가 흔하거든요. 그래도 헷갈리면 진단 목적의 주사를 놓아 봅니다. 어깨 점액낭에 마취제를 넣어 통증이 사라지면 어깨가, 목 신경 주변 주사로 사라지면 목이 원인이라고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어깨 통증은 기다리지 마세요
왼쪽 어깨나 팔이 아프면서 가슴이 답답하거나 조이고, 숨이 차거나 식은땀이 난다면 심장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어깨나 목을 따질 게 아니라 바로 119에 연락하셔야 합니다.
팔 힘이 빠지거나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할 때, 넘어지거나 다친 뒤 생긴 통증, 열이 나면서 아플 때도 빨리 진료를 받으세요. 손이 둔해지고 걸음이 불안하다면 목 척수가 눌리는 척수병증일 수 있는데, 손이 저리고 젓가락질이 서툴러졌다면에서 다뤘습니다.

한쪽 치료로 낫지 않는다면
어깨 통증은 어깨 관절에서 오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목에서 내려오는 경우도 적지 않고 둘이 겹친 경우도 흔합니다. 통증이 팔꿈치 아래로 내려가거나 손이 저리고 목을 움직일 때 심해진다면 목을, 팔을 들어 올리는 중간쯤에서 아프고 어깨가 굳는다면 어깨를 먼저 생각해 보는것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깨 치료를 충분히 받았는데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목을 한 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반대로 목 치료를 받았는데 그대로라면 어깨를 다시 봐야 하고요.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Davidson RI, Dunn EJ, Metzmaker JN. The shoulder abduction test in the diagnosis of radicular pain in cervical extradural compressive monoradiculopathies. Spine (Phila Pa 1976). 1981;6(5):441-6.
3. Slipman CW, Plastaras CT, Palmitier RA, Huston CW, Sterenfeld EB. Symptom provocation of fluoroscopically guided cervical nerve root stimulation. Are dynatomal maps identical to dermatomal maps? Spine (Phila Pa 1976). 1998;23(20):2235-42. doi:10.1097/00007632-199810150-00019
4. Hermans J, Luime JJ, Meuffels DE, Reijman M, Simel DL, Bierma-Zeinstra SM. Does this patient with shoulder pain have rotator cuff disease?: The Rational Clinical Examination systematic review. JAMA. 2013;310(8):837-47. doi:10.1001/jama.2013.276187
5. Mueller C, Leggit JC. Shoulder pain: is it from the shoulder, neck, or both? Fed Pract. 2017;34(11):36-9.
6. Katsuura Y, Bruce J, Taylor S, Gullota L, Kim HJ. Overlapping, masquerading, and causative cervical spine and shoulder pathology: a systematic review. Global Spine J. 2020;10(2):195-208. doi:10.1177/219256821882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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