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는 이유, 허리 때문일까

곤히 자다가 종아리가 돌처럼 딱딱하게 굳으면서 비명을 지르며 깨는 일. 흔히 “다리에 쥐가 났다”고 하죠. 몇 분이면 풀리지만, 다음 날까지 종아리가 뻐근하게 남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흔한 일입니다.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절반 가까이가 쥐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쥐가 잦아지면 이런 걱정이 생깁니다. 혹시 허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영양제라도 먹어야 할까.

쥐가 난다는 건 근육이 멋대로 수축하는 것

쥐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이 갑자기, 아프게 수축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의학 용어로는 근육 경련이라고 하고, 밤에 생기는 것을 따로 야간 다리 경련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가장 흔한 자리는 종아리이고, 발바닥이나 허벅지 뒤쪽에도 생깁니다. 굳은 근육을 만져 보면 단단한 덩어리처럼 느껴지고, 발목이나 발가락이 저절로 아래로 꺾이기도 합니다. 한 번 생기면 평균 9분 정도 이어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횟수가 문제입니다. 앞의 조사에서 쥐 때문에 잠을 설친다는 사람이 31%, 한 달에 세 번 넘게 쥐가 나는 사람이 15%였습니다. 단순히 아픈 것을 넘어 잠을 깨우는 증상인 셈이죠.

근거가 궁금하다면 — 얼마나 흔할까

Maisonneuve 등(2016)은 1차 진료 기관을 찾은 60세 이상 516명을 조사했습니다. 쥐를 겪는 비율은 46%(95% 신뢰구간 38~53%)였고, 남녀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쥐로 인해 잠이 방해받는 비율은 31%, 한 달에 3회를 넘는 비율은 15%였습니다.

Allen과 Kirby(2012)의 종설에 따르면 성인의 50~60%가 야간 다리 경련을 경험하고, 나이가 들수록 흔해지며 여성에서 약간 더 많습니다. 경련은 주로 종아리에 생기고 평균 9분 정도 지속되며, 이 때문에 불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왜 하필 밤에, 종아리일까

사실 일반적인 야간 쥐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설명은 근육의 피로, 그리고 근육을 움직이라고 명령하는 신경이 지나치게 예민해지는 현상입니다.

자는 자세도 한몫한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누워 있으면 이불 무게나 발 모양 때문에 발끝이 아래로 향하기 쉽습니다. 이때 종아리 근육은 짧게 오므라든 상태로 오래 머무는데, 짧아진 근육은 작은 자극에도 강하게 수축하기 쉽다는 것이죠. 쥐가 났을 때 발끝을 몸 쪽으로 당기면 풀리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물이나 전해질이 부족해서일까

쥐가 나면 흔히 “물을 덜 마셔서”, “미네랄이 부족해서”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야간 쥐에서는 혈액 속 전해질 이상이나 탈수와의 관련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피검사를 해도 대부분 정상으로 나오죠.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심한 설사나 구토로 몸의 수분이 크게 빠졌을 때, 투석을 받는 경우, 땀을 많이 흘리며 오래 운동한 뒤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평소 건강한 사람이 밤에 가끔 쥐가 나는 것을 수분이나 미네랄 부족 탓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쥐를 잦게 만드는 병과 약

대부분의 쥐는 특별한 병 없이 생기지만, 쥐가 잘 동반되는 상황도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 중, 특히 임신 후반기에 흔하고, 다리 혈관이 좁아지는 말초동맥질환이나 정맥 순환이 나쁜 하지정맥 문제, 당뇨 등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 간경변, 투석, 파킨슨병에서도 쥐가 잦아질 수 있습니다.

먹는 약이 원인일 때도 있습니다. 쥐와의 관련이 보고된 약 중에는 철분 주사, 여성호르몬제, 그리고 골다공증 치료에 쓰는 랄록시펜과 테리파라타이드도 들어 있습니다. 다만 이런 약을 먹는 사람 가운데 실제로 쥐가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약을 시작한 뒤 쥐가 늘었다면 스스로 끊기보다 처방한 의사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허리 협착증이 있으면 쥐가 더 잘 날까

척추 쪽에서 눈여겨볼 것은 요추관 협착증입니다.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지는 병이죠. 교과서는 협착증 환자가 다리 증상을 “저리다”, “화끈거린다”와 함께 “쥐가 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협착증 환자를 조사한 연구에서 다리 쥐를 겪는 비율은 70.5%로, 나이와 성별을 맞춘 일반인 58.6%보다 높았습니다. 흥미롭게도 협착증을 비수술적으로 치료한 뒤에는 대부분 쥐도 함께 줄었습니다.

그렇다고 쥐 하나만으로 허리 협착증을 의심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인에서도 쥐는 워낙 흔하니까요. 걸을 때 엉덩이부터 다리로 저리거나 당기고,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 쉬면 풀리는 증상이 함께 있다면 그때 허리를 살펴볼 만합니다. 이런 증상은 걸으면 다리가 아프고, 앉으면 괜찮아지는 이유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협착증과 다리 쥐

Nishant 등(2014)은 요추관 협착증 환자 61명과 나이·성별을 맞춘 일반인 46명을 비교한 전향적 연구에서, 다리 경련 유병률이 협착증군 70.5%, 대조군 58.6%였다고 보고했습니다. 경련은 종아리에 가장 많았고, 밤에만이 아니라 아침 등 다른 시간대에도 나타나 “야간”이라는 이름이 꼭 맞지는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비수술적 치료 뒤 결과를 확인한 43명 중 38명(88%)에서 경련이 호전됐습니다. 저자들은 다리 경련을 협착증 증상의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고 결론지었지만, 표본이 작고 눈가림이 없었으며 초기 말초혈관질환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밝혔습니다.

교과서는 요추관 협착증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을 꼽습니다. 걷거나 서 있을 때 엉덩이에서 시작해 허벅지, 무릎 아래로 내려가는 통증이며, 환자는 이를 저리다, 쥐가 난다, 화끈거린다, 시리다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고 설명합니다.

쥐와 헷갈리기 쉬운 증상들

다리가 불편해서 잠을 설친다고 다 쥐는 아닙니다. 가장 많이 헷갈리는 것이 하지불안증후군입니다. 저녁이나 누웠을 때 다리 속이 벌레가 기어가듯 불편해서 자꾸 움직이고 싶어지고, 움직이면 잠시 나아지는 병이죠. 쥐와 달리 근육이 딱딱하게 굳지 않고, 찌르는 듯한 통증보다는 불쾌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걸을 때마다 다리가 아파 멈춰 서야 한다면 쥐보다는 파행을 생각합니다. 허리 신경이 눌려 생기는 신경인성 파행은 앉거나 허리를 숙여야 풀리고, 다리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혈관성 파행은 그냥 서서 쉬기만 해도 금방 풀립니다. 쥐어짜는 통증보다 저리고 감각이 둔한 느낌이 계속된다면 다리 저림, 허리 때문일까 다른 원인일까도 참고해 볼 수 있습니다.

쥐가 났을 때, 그리고 자기 전에

쥐가 나면 굳은 근육을 반대로 늘려 주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종아리라면 무릎을 편 채 발끝을 몸 쪽으로 천천히 당기고, 설 수 있다면 일어나 발뒤꿈치로 바닥을 누르며 체중을 실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풀린 뒤에는 종아리를 부드럽게 주물러 주면 뻐근함이 덜합니다.

예방으로는 자기 전 스트레칭이 가장 많이 연구됐습니다. 55세 이상 80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6주 동안 매일 자기 직전 종아리와 허벅지 뒤쪽 근육을 늘린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쥐 횟수와 통증이 더 많이 줄었습니다. 효과가 없었다는 시험도 있어서 확실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부작용이 거의 없어 먼저 해 볼 만한 방법입니다.

이불이 발끝을 아래로 누르지 않도록 발치를 느슨하게 두거나, 엎드려 잘 때는 발목이 침대 끝 밖으로 나가게 두는 것도 발끝이 오래 꺾이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흔히 권해집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자기 전 스트레칭의 근거

Hallegraeff 등(2012)의 무작위 시험에서는 야간 다리 경련이 있는 55세 이상 80명을 두 군으로 나눴습니다. 실험군은 6주 동안 매일 잠들기 직전 종아리와 허벅지 뒤 근육을 스트레칭했고, 대조군은 특별한 스트레칭을 하지 않았습니다. 6주 뒤 실험군은 대조군보다 밤당 경련 횟수가 평균 1.2회(95% 신뢰구간 0.6~1.8) 더 줄었고, 통증 강도(10cm 시각통증척도)도 1.3cm(0.9~1.7) 더 줄었습니다.

반면 Allen과 Kirby(2012)는 종아리 스트레칭이 오래 권장돼 왔지만 효과가 없다는 무작위 시험도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수동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위험이 낮아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으로 꼽았습니다.

마그네슘 영양제, 효과가 있을까

다리 쥐에 마그네슘을 먹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근거는 기대만큼 좋지 않습니다. 코크란 고찰에서 나이 든 사람의 특별한 원인 없는 쥐에 마그네슘을 4주 정도 먹였을 때, 위약과 비교해 쥐 횟수나 강도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저자들은 고령자의 쥐 예방에 마그네슘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임신 중 쥐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엇갈려서 아직 판단하기 이릅니다. 예전에 쥐에 쓰던 퀴닌이라는 약은 효과에 비해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커서 지금은 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쥐가 잦다고 영양제부터 찾기보다, 자기 전 스트레칭을 먼저 꾸준히 해 보고, 쥐를 잦게 만드는 병이나 약이 없는지 살펴보는 순서를 권하는 편입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마그네슘의 근거

Garrison 등(2020)의 코크란 고찰은 무작위 시험 11편(735명)을 분석했습니다. 특발성 경련(대부분 고령자)에서 4주간 마그네슘과 위약을 비교했을 때 기저 대비 경련 빈도 변화의 차이는 -9.59%(95% 신뢰구간 -23.14~3.97%, 3편, 177명)였고, 주당 경련 횟수 차이는 -0.18회(-0.84~0.49, 5편, 307명)로 모두 유의하지 않았습니다(중등도 확실성). 경련이 25% 이상 줄어든 사람의 비율도 차이가 없었습니다(상대위험 1.04, 높은 확실성).

임신 관련 경련에 대한 시험 5편은 결과가 서로 엇갈렸고 모두 비뚤림 위험이 높아 메타분석을 하지 못했습니다. 운동 관련 경련이나 다른 질환에 동반된 경련에 대한 무작위 시험은 간경변 소규모 연구 1편을 빼면 없었습니다.

Allen과 Kirby(2012)는 퀴닌이 심각한 부작용이 이득보다 크다는 경고 이후 더는 권장되지 않으며, 칼륨, 칼슘, 소염진통제를 일상적으로 쓸 근거도 없다고 기술합니다.

이럴 땐 확인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쥐는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원인을 확인해 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 한쪽 종아리가 붓고 뜨거우면서 아플 때. 쥐가 아니라 다리 정맥에 피가 굳는 혈전일 수 있어 빨리 확인이 필요합니다.
  • 다리 힘이 빠지거나 근육이 가늘어질 때
  • 감각이 둔해졌을 때
  • 밤뿐 아니라 낮에도 하루에 여러 번 쥐가 날 때
  • 걸을 때마다 다리가 아파 멈춰야 할 때
  • 새로 약을 먹기 시작한 뒤 쥐가 늘었을 때

종아리가 보내는 신호

밤에 가끔 나는 쥐는 나이가 들면서 많은 사람이 겪는 흔한 일이고, 대개는 특별한 병이 숨어 있지 않습니다. 잠들기 전 종아리를 몇 분 늘려 주는 습관이 영양제보다 먼저입니다.

다만 걸을 때 다리가 저리거나, 다리가 붓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쥐와 함께 나타난다면 종아리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쥐를 다른 증상과 함께 묶어서 살펴보는 것이 원인을 찾는 지름길입니다.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Allen RE, Kirby KA. Nocturnal leg cramps. Am Fam Physician. 2012;86(4):350-5.

3. Maisonneuve H, Chambe J, Delacour C, Muller J, Rougerie F, Haller DM, et al. Prevalence of cramps in patients over the age of 60 in primary care: a cross sectional study. BMC Fam Pract. 2016;17(1):111. doi:10.1186/s12875-016-0509-9

4. Nishant, Chhabra HS, Kapoor KS. Nocturnal cramps in patients with lumbar spinal canal stenosis treated conservatively: a prospective study. Asian Spine J. 2014;8(5):624-31. doi:10.4184/asj.2014.8.5.624

5. Hallegraeff JM, van der Schans CP, de Ruiter R, de Greef MH. Stretching before sleep reduces the frequency and severity of nocturnal leg cramps in older adults: a randomised trial. J Physiother. 2012;58(1):17-22. doi:10.1016/S1836-9553(12)70068-1

6. Garrison SR, Korownyk CS, Kolber MR, Allan GM, Musini VM, Sekhon RK, et al. Magnesium for skeletal muscle cramps.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0;9:CD009402. doi:10.1002/14651858.CD009402.pub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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