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착증이라는데, 결국 수술해야 하는 건가요?”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자꾸 쉬어 가야 하는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으면 대개 이 질문부터 나옵니다. 주변에서 수술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리고, 수술하지 않으면 점점 나빠질 것 같아 불안해지시죠.
미리 말씀드리면, 협착증이 있다고 모두 수술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수술하지 않고 지내는 것도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고, 수술 여부는 걷기 불편이 생활을 얼마나 제한하는지를 보고 정하게 됩니다. 협착증 증상 자체는 걸으면 다리가 아프고, 앉으면 괜찮아지는 이유에서 다뤘으니, 오늘은 치료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목차협착증은 저절로 나빠지기만 할까
협착증은 퇴행성 질환이라 시간이 지나면 계속 나빠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수술하지 않은 환자들을 몇 년 동안 지켜본 연구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Johnsson 등(1993)이 수술하지 않은 협착증 환자들을 4년 동안 지켜봤더니, 대부분은 그대로였고 좋아진 사람도 나빠진 사람도 일부 있었습니다. 심하게 나빠진 사람은 없었고요. 그래서 서둘러 수술하기보다 지켜보면서 비수술 치료를 해 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됩니다. 다만 환자 수가 적은 연구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수술하지 않은 협착증의 경과
Johnsson 등(1993)은 1981~1989년에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단받았지만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 32명(평균 60세)을 평균 4년 동안 매년 진찰했습니다. 대부분 환자가 수술을 거부했고, 2명은 심한 심혈관 질환으로 마취를 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추적까지 남은 27명 중 환자 스스로의 평가로는 4명이 나빠졌고 19명은 그대로, 4명은 좋아졌습니다. 진찰 결과로는 5명이 나빠졌고 11명은 그대로, 11명은 좋아졌습니다.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집단 전체로 보면 변화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수술하지 않은 협착증 환자 대부분이 4년 뒤에도 그대로였고 심한 악화는 없었다며, 경과 관찰이 수술의 대안이 될 수 있고 통증을 견딜 수 없거나 신경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즉시 수술을 권해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다만 척추관이 매우 좁은 환자는 좋아지지 않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대상자 수가 적은 연구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수술하지 않는 치료
비수술 치료는 보통 약으로 시작합니다. 소염진통제 같은 약으로 통증을 조절하고, 허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여기에 운동과 물리치료를 더합니다. 그래도 통증이 심하면 신경 주변에 주사를 놓는 신경차단술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협착증에서 주사의 효과는 대개 짧고 오래가는 효과의 근거는 약합니다. 이 이야기는 허리 주사,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이렇게 치료해도 걸을 수 있는 거리가 계속 줄어 생활이 불편하다면, 그때 수술을 상의해 볼 수 있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비수술 치료
교과서는 척추관 협착증의 비수술 치료로 일반적인 약물 요법과 함께 온찜질, 초음파, 경피적 전기신경자극(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 TENS), 견인 같은 물리치료를 들고, 이런 방법으로 좋아지지 않으면 적극적인 비수술 치료로 경막외 또는 선택적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기술합니다. 신경차단술은 단기간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장기 효과의 근거는 약하다고 덧붙입니다. 적극적인 치료에도 좋아지지 않는 통증은 수술 대상이 됩니다.
운동은 어떤 걸 하면 좋을까
협착증 운동을 많이 찾아보시는데, 사실 협착증만을 위한 특별한 운동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닙니다. 운동의 목표는 좋아진 상태를 유지하고 일상생활 기능을 지키는 것이죠.
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신경 통로가 넓어져 편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는 것처럼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운동을 흔히 하고, 오래 걸으면 아픈 분은 실내 자전거처럼 허리를 살짝 숙인 채 하는 유산소 운동이 잘 맞습니다. 다리 근력과 유연성 운동도 함께 하고요.
반대로 허리를 뒤로 많이 젖히는 동작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협착증 운동
교과서는 요추관 협착증을 위한 특별한 운동치료가 있는 것은 아니며, 운동요법의 목표는 비수술 치료로 좋아진 상태를 유지해 일상생활 기능을 높이고 증상의 재발을 막는 것이라고 기술합니다.
Delitto 등(2015)의 무작위 시험에서 물리치료군은 주 2회 6주 동안 허리 굴곡 운동(골반 뒤로 기울이기, 누워서 무릎을 가슴으로 당기기, 네발 자세 굴곡 운동), 실내 자전거나 트레드밀 걷기 같은 전신 운동, 다리 근력과 유연성 운동을 하고, 허리를 지나치게 젖히는 자세를 피하도록 교육받았습니다.
수술과 비수술, 직접 비교해 보면
수술과 비수술 치료를 직접 비교한 연구들이 있는데, 결과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Weinstein 등(2008)의 SPORT 연구에서는 실제로 수술을 받은 사람이 수술하지 않은 사람보다 통증과 기능이 더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만 처음 배정과 다르게 치료받은 사람이 많아서, 배정대로 비교하면 통증만 조금 더 나았고 기능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Delitto 등(2015)은 수술과 물리치료를 무작위로 나눠 비교했는데, 2년 뒤 신체 기능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리치료 쪽에서 절반 넘게 결국 수술을 받긴 했지만, 이를 감안해 분석해도 결과는 같았죠. 이런 연구들을 모은 코크란 고찰(Zaina 등, 2016)도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확신하기 어렵고, 수술에는 부작용 위험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정리해 보면 수술은 더 빨리, 더 많이 좋아지게 할 수 있지만 비수술 치료로 지내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걷기 불편이 생활을 얼마나 제한하는지, 그리고 수술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함께 놓고 정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수술과 비수술 비교 연구
Weinstein 등(2008)의 척추 환자 결과 연구 시험(Spine Patient Outcomes Research Trial, SPORT)은 전방전위증이 없는 척추관 협착증으로 12주 이상 증상이 있는 수술 후보 환자를 무작위 배정군 289명과 관찰군 365명으로 모집해 감압술과 일반적인 비수술 치료를 비교했습니다. 2년까지 수술 배정군의 67%, 비수술 배정군의 43%가 수술을 받아 배정과 다른 치료가 많았습니다. 배정 기준 분석에서는 SF-36 신체 통증 점수만 수술군이 유의하게 좋았고(평균 차이 7.8점), 신체 기능과 오스웨스트리 장애지수(ODI)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두 군을 합쳐 실제 받은 치료로 분석하면 수술군이 3개월부터 모든 주요 지표에서 유의하게 좋았고, 2년까지 유지됐습니다.
Delitto 등(2015)은 50세 이상 협착증 수술 후보 169명을 감압술과 물리치료에 무작위 배정했습니다. 2년 뒤 SF-36 신체 기능 점수의 호전은 수술군 22.4점, 물리치료군 19.2점으로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리치료군의 57%가 수술로 넘어갔지만, 이를 보정한 분석에서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수술의 근거를 충분히 알리고 비수술 치료의 수용성과 접근성을 함께 고려하는 공동 의사 결정을 권했습니다. 대조군이 없어 두 치료의 효과가 평균으로의 회귀 같은 다른 요인 때문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Zaina 등(2016)의 코크란 체계적 고찰은 무작위 시험 5편, 643명을 분석했습니다. 감압술(유합술 포함 여부와 관계없이)과 다면적 비수술 치료를 비교한 두 시험에서 ODI는 6개월과 1년에 차이가 없었고, 24개월에는 감압술 쪽이 조금 좋았습니다(낮은 수준의 근거). 수술군의 부작용은 10~24%였고 비수술 치료에서는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수술과 비수술 중 어느 쪽이 나은지 결론 내릴 확신이 매우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수술은 언제 할까
서둘러 수술을 생각해야 하는 경우
-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
- 다리 힘이 갑자기 빠지는 등 신경 증상이 빠르게 나빠질 때
그 밖에는 비수술 치료를 충분히 해도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짧아 생활이 크게 불편할 때 수술을 생각합니다. 사진에서 얼마나 좁아 보이는지보다, 실제로 얼마나 걷기 힘든지가 수술을 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수술 적응증
교과서는 신경학적 소견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마미총증후군 같은 심한 신경학적 결손이 있는 경우를 꼭 수술이 필요한 경우로, 비수술 치료에도 통증이나 신경성 간헐적 파행 같은 증상이 해결되지 않아 환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를 일반적인 수술 적응증으로 제시합니다.
수술은 어떻게 할까
협착증 수술의 기본은 신경을 누르고 있는 뼈와 두꺼워진 인대를 걷어 내 신경을 풀어 주는 감압술입니다. 요즘은 작은 절개나 내시경으로 하는 방식도 많이 쓰이고요.
척추 마디가 흔들리거나 밀려 있다면 감압술과 함께 나사로 마디를 고정하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정술은 수술이 커지고 옆 마디에 부담이 갈 수 있어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합니다. 전방전위증이 함께 있을 때의 판단은 척추가 밀렸다는데 수술해야 하나에서, 고정한 마디 옆의 문제는 유합술을 하면 옆 마디가 나빠진다는 말에서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수술 방법
교과서는 요추관 협착증 수술의 목표가 증상을 일으키는 신경의 감압이며, 감압술만 하는 방법과 감압술과 함께 관절고정술을 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고정술은 수술 전 해당 분절에 불안정증이 있거나 수술 뒤 불안정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을 때 고려합니다. 미세침습 수술은 기존 수술과 비교해 오스웨스트리 장애지수와 수술 시간은 차이가 없었지만 수술 후 요통, 입원 기간, 출혈량에서 더 나았다는 메타분석을 소개하면서도, 좋은 설계의 비교 연구가 부족하다고 덧붙입니다.
전방전위증 글에서 소개한 Försth 등(2016)의 스웨덴 척추관 협착증 연구(Swedish Spinal Stenosis Study, SSSS)는 협착증 환자 247명에서 감압술에 유합술을 더해도 2년과 5년 결과가 좋아지지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
결정하기 전에 생각해 볼 것
수술을 권유받으셨다면 먼저 지금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얼마인지, 그게 생활을 얼마나 제한하는지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불편한 게 다리 증상인지 허리 통증인지도 중요합니다. 협착증 수술은 주로 다리 증상을 좋아지게 하는 수술이거든요.
고정술을 함께 하자는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신경만 풀어 주는 방법은 어떤지도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협착증은 급하게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드문 병이니, 충분히 설명을 듣고 정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Johnsson KE, Rosén I, Udén A. The natural course of lumbar spinal stenosis. Acta Orthop Scand Suppl. 1993;251:67-8. doi:10.3109/17453679309160122
3. Weinstein JN, Tosteson TD, Lurie JD, Tosteson AN, Blood E, Hanscom B, et al. Surgical versus nonsurgical therapy for lumbar spinal stenosis. N Engl J Med. 2008;358(8):794-810. doi:10.1056/NEJMoa0707136
4. Delitto A, Piva SR, Moore CG, Fritz JM, Wisniewski SR, Josbeno DA, et al. Surgery versus nonsurgical treatment of lumbar spinal stenosis: a randomized trial. Ann Intern Med. 2015;162(7):465-73. doi:10.7326/M14-1420
5. Försth P, Ólafsson G, Carlsson T, Frost A, Borgström F, Fritzell P, et al.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fusion surgery for lumbar spinal stenosis. N Engl J Med. 2016;374(15):1413-23. doi:10.1056/NEJMoa1513721
6. Zaina F, Tomkins-Lane C, Carragee E, Negrini S. Surgical versus non-surgical treatment for lumbar spinal stenosis.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6;(1):CD010264. doi:10.1002/14651858.CD010264.pu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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