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걸렸을 때, 근막통증증후군일까

아침에 고개를 돌리다가, 혹은 무거운 걸 들다가 목과 어깨가 뻐근하게 굳어 버리는 일. 흔히 “담 걸렸다”고 하죠. 담이라는 말은 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대개는 근육에서 오는 통증을 가리킵니다.

이런 통증은 며칠이면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같은 자리가 몇 주, 몇 달씩 뭉치고 아프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이럴 때 붙는 이름 중 하나가 근막통증증후군입니다.

근육 속 단단한 매듭, 통증유발점

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 속에 생긴 단단한 매듭 때문에 생기는 통증을 말합니다. 아픈 근육을 손으로 더듬어 보면 팽팽한 띠처럼 굳은 부분이 있고, 그 안에 눌렀을 때 유독 아픈 작은 자리가 있습니다. 이 자리를 통증유발점이라고 부르죠.

특이한 점은 통증이 그 자리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깨 위 근육에 생긴 통증유발점을 누르면 뒷목을 타고 귀 뒤, 관자놀이까지 아플 수 있습니다. 아픈 곳과 원인이 되는 곳이 떨어져 있을 수 있는 셈이죠.

근거가 궁금하다면 — 통증유발점의 정의

교과서에 따르면 Travell과 Simons는 통증유발점을 근막통증증후군이라는 하나의 독립된 질환으로 처음 다뤘습니다. 근막 통증유발점은 골격근의 팽팽한 띠 안에 있는, 만져지는 과민한 결절과 관련된 과흥분성 지점으로 정의됩니다. 피부, 지방층, 힘줄, 관절막, 인대, 골막에서 생기는 통증과는 구분됩니다.

통증유발점은 저절로 통증을 일으키는 활동형과, 눌렀을 때만 아픈 잠복형으로 나뉩니다. 근막통증증후군은 하나 이상의 통증유발점이 있으면서, 굳은 부위나 유발점을 누르면 떨어진 부위까지 근육 통증이 재현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왜 생길까

교과서는 몇 가지 원인을 꼽습니다. 삐끗하거나 부딪힌 외상,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쌓인 작은 손상, 오래 고정된 나쁜 자세가 대표적이죠. 나이가 들면서 근육과 근막의 탄력이 떨어지는 것도 원인이 되고, 불안이나 수면 부족, 피로, 스트레스도 잘 알려진 요인입니다.

근육 일부가 풀리지 않고 계속 수축해 있으면 그 자리로 가는 혈류가 줄고, 통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쌓여 다시 근육을 더 굳게 만든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앞으로 내밀고 오래 화면을 보는 자세가 목과 어깨 근육에 부담을 주는 이유는 거북목이면 목디스크가 올까에서 다뤘습니다.

진단이 생각만큼 분명하지는 않습니다

근막통증증후군은 피검사나 엑스레이, MRI로 확인할 수 있는 병이 아닙니다. 손으로 근육을 눌러 보며 찾는 진찰이 거의 전부죠.

문제는 이 진찰이 의사마다 꽤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Lucas 등(2009)이 관련 연구를 모아 보니, 같은 환자를 두 사람이 진찰했을 때 팽팽한 띠나 근육이 움찔하는 반응을 똑같이 찾아내는 정도는 낮았습니다. 그래서 근막통증증후군이라는 진단 자체를 두고도 의견이 갈립니다.

그렇다 보니 다른 원인을 먼저 지워 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뒷목과 어깨 통증이 팔로 뻗치며 저리다면 목디스크를, 어깨를 들어 올리기 어렵다면 어깨 관절 문제를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목디스크 증상은 목디스크 증상, 목보다 팔이 아픈 이유에서 다뤘습니다. 밤에 더 아프거나 열, 체중 감소가 함께 있다면 근육 문제로 넘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진찰의 신뢰도

Lucas 등(2009)의 체계적 고찰은 통증유발점 진찰의 검사자 간 신뢰도를 본 연구 9편을 분석했습니다.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연구는 없었고, 신뢰도(카파값)는 압통 0.22~1.0, 통증 재현 0.57~1.00, 팽팽한 띠 -0.08~0.75, 국소연축반응 -0.05~0.57로 연구와 근육에 따라 편차가 컸습니다. 저자들은 현재로서는 진찰을 통증유발점 진단의 신뢰할 만한 검사로 권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온몸이 아프다면, 섬유근육통

근막통증증후군과 자주 헷갈리는 병이 섬유근육통입니다. 근막통증이 한두 군데 근육에 국한된다면, 섬유근육통은 몸 여러 부위가 넓게, 오래 아픕니다.

섬유근육통에서는 통증과 함께 심한 피로,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흔히 같이 옵니다. 특정 근육의 매듭을 풀어서 좋아지는 병이 아니라서 치료 방향도 다릅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섬유근육통 진단 기준

Wolfe 등(2016)의 개정 기준에서는 다음을 모두 만족할 때 섬유근육통으로 진단합니다. ① 통증 범위 지수(WPI) 7점 이상이면서 증상 심각도 점수(SSS) 5점 이상, 또는 WPI 4~6점이면서 SSS 9점 이상. ② 몸을 다섯 부위(좌우 상체, 좌우 하체, 몸통)로 나눴을 때 4곳 이상에 통증이 있는 전신 통증(턱, 가슴, 배 통증은 제외). ③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 또한 섬유근육통 진단은 다른 질환이 있는지와 관계없이 내릴 수 있습니다.

스트레칭과 자세가 먼저입니다

근막통증의 치료는 굳은 근육을 풀고, 다시 굳지 않게 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따뜻한 찜질로 근육을 덥힌 뒤, 해당 근육을 천천히 늘려 주는 스트레칭부터 해 볼 수 있습니다.

담이 가장 흔히 걸리는 어깨 위 근육(승모근)을 예로 들면, 늘이려는 쪽 손으로 의자 아래를 잡아 어깨가 따라 올라가지 않게 한 뒤 고개를 반대쪽으로 천천히 기울입니다. 목 옆에서 어깨 끝까지 당기는 느낌이 드는 곳에서 멈추고 숨을 고르며 잠시 머뭅니다. 반동을 주거나 아플 때까지 세게 당기기보다, 하루에 몇 번 나눠서 부드럽게 반복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스트레칭을 하다 팔이 저리거나 통증이 팔로 뻗친다면 근육보다 목 신경 쪽 문제일 수 있어 멈추는 게 안전합니다.

같은 자세로 오래 있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 시간에 한 번쯤 일어나 목과 어깨를 움직여 주고, 모니터 높이나 의자처럼 매일 반복되는 환경을 손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잠과 스트레스도 근육 통증과 이어져 있어서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통증이 심할 때는 진통소염제나 근육이완제를 짧게 쓰기도 합니다. 근육이완제의 효과와 한계는 근육이완제, 허리 통증에 효과가 있을까에서 정리했습니다.

통증유발점 주사는 어떤 주사일까

스트레칭과 자세 교정으로도 잘 풀리지 않으면 통증유발점 주사(TPI)를 쓰기도 합니다. 뭉친 자리를 손가락으로 고정한 뒤 가는 바늘로 찔러 국소마취제를 조금 넣는 방법이죠. 바늘이 정확히 들어가면 근육이 순간 움찔하는데, 이 반응이 잘 일어날수록 효과가 좋다고 봅니다.

흥미로운 점은 무엇을 넣느냐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Cummings와 White(2001)가 관련 시험들을 모아 보니, 주사하는 약의 종류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약 없이 바늘만 찌르는 방법과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위약보다 확실히 낫다고 말할 만큼 좋은 연구도 아직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주사를 근육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치료라기보다, 통증을 낮춰 스트레칭과 운동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도구로 보는 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주사만 반복하고 굳는 원인을 그대로 두면 같은 자리가 다시 뭉치기 쉽거든요.

주사 뒤에는 하루 정도 뻐근할 수 있습니다.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먹고 있거나 주사 부위에 염증이 있다면 미리 말해 두는 게 좋고, 가슴 쪽 근육에 놓을 때는 드물게 폐에 바람이 새는 기흉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서 시술합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통증유발점 주사의 근거

교과서는 주사액으로 1% 리도카인이나 1% 프로카인을 가장 많이 쓰며, 디클로페낙, 보툴리눔 독소, 스테로이드는 근육 독성이 보고됐다고 기술합니다. 통증유발점에 국소연축반응을 최대한 일으키는 것이 효과를 높이고, 주사 뒤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하면 효과가 커진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합병증으로 주사 부위 불편감, 미주신경성 실신, 감염, 기흉, 혈종이 있고, 출혈성 질환, 항응고제 복용, 감염, 국소마취제 알레르기, 급성 근육 손상이 있으면 피해야 합니다.

Cummings와 White(2001)는 근막 통증유발점에 대한 바늘 치료의 무작위 시험 23편을 고찰했습니다. 주사 물질을 비교한 10편 중 8편(질이 높은 7편 모두)에서 효과는 주사 물질과 관계가 없었고, 건침(약 없이 바늘만)과 주사를 비교한 3편 모두 차이가 없었습니다. 위약 대비 효과를 검증할 만한 질과 설계를 갖춘 시험은 없었습니다.

Nouged 등(2019)의 메타분석(무작위 시험 15편, 884명)에서 머리·목 근막통증에 국소마취제 주사는 위약보다 2~8주 뒤 통증(0~10점)을 평균 0.77점 더 줄였습니다. 건침보다는 1~4주 뒤 1.59점 더 줄였지만, 이중 눈가림 연구만 보면 차이가 없었고 근거의 질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뭉친 근육 뒤에 숨은 원인

근막통증은 무서운 병은 아니지만, 한 번 풀어도 같은 자리가 자꾸 다시 뭉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뭉친 곳을 더 세게 푸는 것보다 왜 그 근육만 계속 일하는지를 살펴보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자세, 매일 반복하는 동작, 잠과 스트레스. 매듭을 만든 것도, 다시 만들지 않게 하는 것도 결국 이런 일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Lucas N, Macaskill P, Irwig L, Moran R, Bogduk N. Reliability of physical examination for diagnosis of myofascial trigger points: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 Clin J Pain. 2009;25(1):80-9. doi:10.1097/AJP.0b013e31817e13b6

3. Wolfe F, Clauw DJ, Fitzcharles MA, Goldenberg DL, Häuser W, Katz RL, et al. 2016 Revisions to the 2010/2011 fibromyalgia diagnostic criteria. Semin Arthritis Rheum. 2016;46(3):319-29. doi:10.1016/j.semarthrit.2016.08.012

4. Cummings TM, White AR. Needling therapies in the management of myofascial trigger point pain: a systematic review. Arch Phys Med Rehabil. 2001;82(7):986-92. doi:10.1053/apmr.2001.24023

5. Nouged E, Dajani J, Ku B, Al-Eryani K, Padilla M, Enciso R. Local anesthetic injections for the short-term treatment of head and neck myofascial pain syndrome: a systematic review with meta-analysis. J Oral Facial Pain Headache. 2019;33(2):183-98.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