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받고 나면 시원한데, 계속 다녀야 하나요?”
“틀어진 골반을 맞췄대요. 디스크도 제자리로 들어갔다고 하고요.”
도수치료는 허리나 목이 아플 때 가장 많이 받는 비수술 치료 가운데 하나입니다. 추나요법이나 카이로프랙틱도 같은 계열이고요. 그런데 정확히 무엇을 해 주는 치료인지, 효과는 어디까지 확인됐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차분히 살펴보겠습니다.
목차손으로 관절을 움직이는 치료
도수치료는 치료자가 손으로 척추 관절과 주변 근육을 움직여 통증을 줄이고 움직임을 되찾게 하는 치료입니다.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건 관절 끝 범위에서 빠르고 짧게 힘을 주어 미는 방식으로, “뚝” 소리가 나기도 하죠. 다른 하나는 순간적인 충격 없이 관절을 천천히 반복해서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카이로프랙틱이나 추나요법도 이런 척추 도수 기법을 쓴다는 점에서 같은 계열로 볼 수 있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도수치료의 정의와 방법
교과서는 도수치료를 손을 이용한 수기와 지시로 근골격계의 통증 없는 최대 운동성과 균형 잡힌 자세를 되찾게 하는 치료로, 척추의 정상 가동 범위와 위치의 회복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합니다. 수기 형태에 따라 밀기(Thrusting)와 밀지 않는 방법으로 나뉘며, 척추에 고속 저진폭(High-Velocity Low-Amplitude) 힘을 가하는 방법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연구에서는 빠르게 미는 기법을 매니퓰레이션(Manipulation), 천천히 움직이는 기법을 가동술(Mobilization)이라고 부르며, 둘을 합쳐 척추 도수치료(Spinal Manipulative Therapy)로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뼈를 맞춰서 낫는 걸까
도수치료를 받으면 “틀어진 뼈를 맞췄다”, “골반을 바로잡았다”, “디스크가 들어갔다”는 설명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도수치료로 통증이 줄어드는 정확한 원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관절 주변 신경을 자극해 통증 신호를 줄인다거나, 굳은 관절의 움직임을 되살린다거나, 몸에서 통증을 줄이는 물질이 나오게 한다는 설명이 있지만 모두 가설 단계입니다. 뼈나 골반의 위치가 바뀌어서 낫는다는 근거는 없고요.
골반 교정이나 거북목 교정을 기대하고 도수치료를 찾는 분도 많은데, 엑스레이에서 보는 골반 각도는 대부분 타고난 모양이라 교정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골반 각도가 허리 통증과 무슨 상관일까와 거북목이면 목디스크가 올까에서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작용 원리
교과서는 도수치료의 작용 기전이 확실하지 않다고 전제하고, 척추 후관절 조절이 관절의 기계 수용체에서 말초와 중추 신경으로 가는 신호를 늘린다는 설명이 있으며, 그 밖에 척추 운동 범위의 회복, 디스크와 후관절의 대칭성 회복, 중추신경계의 내인성 아편유사물질 분비 등이 제시된다고 기술합니다. 또 도수치료가 급성기 요통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기전과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고 정리합니다.
급성 허리 통증에는 조금 도움이 됩니다
Paige 등(2017)이 연구들을 모아 보니, 삐끗한 지 얼마 안 된 허리 통증에서 도수치료는 통증과 기능을 조금 개선했습니다. 10점 만점 통증 점수로 치면 1점 정도 더 좋아지는 수준이고, 몇 주 안의 단기 효과입니다.
미국내과학회 진료지침(Qaseem 등, 2017)도 급성 허리 통증에서 온찜질, 마사지, 침과 함께 척추 도수치료를 약보다 먼저 고려해 볼 수 있는 치료로 꼽았습니다. 다만 근거 수준은 낮게 평가했죠. 급성 허리 통증 대처법은 허리를 삐끗했을 때, 누워 있어야 할까에서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급성 허리 통증에서의 근거
Paige 등(2017)의 체계적 고찰과 메타분석은 6주 이내 급성 요통에서 척추 도수치료를 가짜 치료나 다른 치료와 비교한 무작위 시험을 분석했습니다. 15개 시험(1,711명)에서 도수치료는 100mm 시각 아날로그 척도에서 통증을 평균 9.95mm 더 줄였고, 12개 시험(1,381명)에서 기능도 유의하게 개선했습니다(중간 수준의 근거). 다만 연구 간 결과 편차가 컸고, 이는 치료자의 직종, 기법의 종류, 연구의 질, 다른 치료와 함께 했는지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미국내과학회(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CP)의 2017년 진료지침(Qaseem 등, 2017)은 급성·아급성 요통에서 표면 온열(중간 수준의 근거), 마사지, 침, 척추 도수치료(낮은 수준의 근거) 같은 비약물 치료를 먼저 선택하도록 권고했습니다. 교과서도 도수치료가 물리치료나 운동치료와 비슷한 효과가 있고, 통증 기간이 1주 이내인 급성 환자에게 더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고 기술합니다.
만성 허리 통증에서는 운동과 비슷합니다
오래된 허리 통증에서는 어떨까요. Rubinstein 등(2019)의 분석에서 도수치료는 운동이나 소염진통제 같은 다른 권장 치료와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보였습니다. 더 낫지도, 못하지도 않은 셈이죠.
효과가 없다고 알려진 치료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면 도수치료 쪽이 조금 나았는데, 통증보다는 일상생활의 불편이 줄어드는 쪽에서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통증 차이는 환자가 체감할 만한 크기에는 못 미쳤고요.
그러니 만성 허리 통증에서 도수치료는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꼭 받아야 하는 치료도, 다른 치료보다 특별히 나은 치료도 아닙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만성 허리 통증에서의 근거
Rubinstein 등(2019)의 체계적 고찰과 메타분석은 만성 요통에서 척추 도수치료를 다룬 무작위 시험 47편, 9,211명을 분석했습니다. 운동이나 소염진통제 같은 권장 치료와 비교했을 때 단기 통증 완화는 비슷했고(평균 차이 −3.17점, 100점 척도, 유의하지 않음, 중간 수준의 근거), 기능은 작지만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더 좋아졌습니다.
가벼운 마사지, 무치료, 대기 같은 효과 없거나 권장되지 않는 치료와 비교하면 단기 통증 완화는 작아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에는 못 미쳤고(평균 차이 −7.48점), 기능은 작거나 중간 정도로 의미 있게 좋아졌습니다(높은 수준의 근거). 중기와 장기 결과도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가짜 도수치료와의 비교는 근거 수준이 낮거나 매우 낮아 불확실했습니다. 연구진은 도수치료가 만성 요통에서 권장 치료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목 통증과 목 도수치료의 위험
목 통증에도 도수치료를 많이 받습니다. Gross 등(2015)의 코크란 고찰을 보면, 목 자체보다 등 쪽(흉추)을 도수치료했을 때 목 통증과 기능이 좋아졌다는 결과가 비교적 일관됐습니다. 목을 직접 도수치료한 연구는 수가 적고 결과도 제각각이었고요. 목 통증이 팔 저림과 함께 온다면 목디스크 증상, 목보다 팔이 아픈 이유를 참고해 주세요.
목을 비트는 도수치료를 받으면 목 뒤쪽 혈관이 찢어져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Cassidy 등(2008)이 이런 뇌졸중 환자들을 살펴보니, 쓰러지기 전에 카이로프랙틱을 찾았던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네 의원을 찾았던 사람도 그만큼 많았죠. 연구진은 혈관이 찢어지기 시작하면서 목 통증과 두통이 먼저 생기고, 그 증상 때문에 어디서든 진료를 받은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도수치료가 뇌졸중을 일으켰다기보다, 뇌졸중의 초기 증상이 진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갑자기 시작된 심한 목 통증이나 처음 겪는 두통이 있다면, 도수치료보다 먼저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시는 게 안전하겠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목 통증과 뇌졸중 위험의 근거
Gross 등(2015)의 코크란 체계적 고찰은 목 통증에서 도수치료를 다룬 무작위 시험 51편, 2,920명을 분석했습니다. 흉추 매니퓰레이션은 대조군보다 급성·아급성 목 통증의 단기 통증(5개 시험)과 급성·만성 목 통증의 기능(4개 시험)을 개선했지만(중간 수준의 근거), 출판 비뚤림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경추 매니퓰레이션과 가동술은 대조군과 비교한 연구가 적고 결과가 다양했으며, 둘을 비교하면 결과가 비슷했습니다. 연구진은 드물지만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있으므로 가동술에 초점을 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Cassidy 등(2008)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1억 인년 이상의 인구를 대상으로 입원한 추골뇌저동맥(Vertebrobasilar Artery, VBA) 뇌졸중 818건을 분석했습니다. 45세 미만에서는 뇌졸중 환자가 대조군보다 뇌졸중 전에 카이로프랙틱이나 일반 의사를 찾은 경우가 약 3배 많았지만, 45세 이상에서는 카이로프랙틱 진료와의 연관이 없었고 일반 의사 진료와는 모든 연령에서 연관이 있었습니다. 두통과 목 통증으로 청구된 진료가 이후 뇌졸중과 강하게 연관돼, 연구진은 혈관 박리로 인한 두통과 목 통증 때문에 진료를 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일반 의사 진료에 비해 카이로프랙틱 진료의 추가 위험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부작용은 없을까
도수치료 뒤 통증이 잠시 심해지거나, 근육이 뻐근하거나, 두통이 생기는 일은 흔합니다. 대부분 가볍고 며칠 안에 사라지며, 심각한 부작용은 드뭅니다.
다만 도수치료는 순간적인 힘을 가하는 치료라 상태에 따라서는 오히려 악화될 수 있습니다. 심한 골다공증, 척추 감염이나 종양, 강직성척추염이 있거나, 다친 뒤 척추가 부러졌거나 흔들리는 경우, 팔다리 힘이 점점 빠지는 경우에는 척추 도수치료를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도수치료 전에 진찰로 이런 경우가 아닌지 먼저 확인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부작용과 금기
Paige 등(2017)의 분석에서 무작위 시험 중 심각한 부작용을 보고한 연구는 없었고, 대규모 증례 연구에서는 통증 증가, 근육 뻣뻣함, 두통 같은 가볍고 일시적인 부작용이 50~67%에서 보고됐습니다. Rubinstein 등(2019)도 관찰된 부작용 대부분이 근골격계와 관련된 일시적이고 가벼운 것이었지만, 연구의 절반 정도만 부작용을 조사했고 그마저 체계적으로 기록됐는지 불분명했다고 지적하며, 의사가 환자에게 부작용 가능성을 알려야 한다고 권했습니다.
교과서는 도수치료가 고속의 수동적 힘을 가하는 치료라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감염성 질환, 외상성 척추 손상, 혈관성 질환, 선천성 척추 기형, 종양, 신경학적 증상이 진행하는 경우, 심한 골다공증을 금기로 제시합니다. 또 숙달된 시술자가 시행해야 하며 골절, 탈구, 척수 손상, 혈관 사고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도수치료는 움직이게 돕는 수단으로
제 생각에 도수치료는 통증을 잠시 누그러뜨려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돕는 수단으로 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그 틈에 운동과 일상 활동을 이어 가는 것이 진짜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몇 차례 받아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계속 받기보다 다른 방법을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오래가는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고, 운동처럼 스스로 하는 치료가 재발을 줄인다는 근거가 더 탄탄하거든요. 허리 주사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이 이야기는 허리 주사,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Cassidy JD, Boyle E, Côté P, He Y, Hogg-Johnson S, Silver FL, et al. Risk of vertebrobasilar stroke and chiropractic care: results of a population-based case-control and case-crossover study. Spine (Phila Pa 1976). 2008;33(4 Suppl):S176-83. doi:10.1097/BRS.0b013e3181644600
3. Gross A, Langevin P, Burnie SJ, Bédard-Brochu MS, Empey B, Dugas E, et al. Manipulation and mobilisation for neck pain contrasted against an inactive control or another active treatment.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5;(9):CD004249. doi:10.1002/14651858.CD004249.pub4
4. Paige NM, Miake-Lye IM, Booth MS, Beroes JM, Mardian AS, Dougherty P, et al. Association of spinal manipulative therapy with clinical benefit and harm for acute low back pain: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AMA. 2017;317(14):1451-60. doi:10.1001/jama.2017.3086
5. Qaseem A, Wilt TJ, McLean RM, Forciea MA. Noninvasive treatments for acute, subacute, and chronic low back pain: a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rom the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nn Intern Med. 2017;166(7):514-30. doi:10.7326/M16-2367
6. Rubinstein SM, de Zoete A, van Middelkoop M, Assendelft WJJ, de Boer MR, van Tulder MW. Benefits and harms of spinal manipulative therapy for the treatment of chronic low back pain: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BMJ. 2019;364:l689. doi:10.1136/bmj.l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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