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과 옆구리가 아플 때, 척추 문제일까

“오른쪽 등이 계속 아픈데, 담석인가요? 결석인가요? 아니면 척추인가요?”

등이나 옆구리가 아프면 그쪽에 있는 장기부터 걱정하게 되죠. 실제로 등과 옆구리 통증은 척추와 근육뿐 아니라 신장, 담낭, 심장, 대동맥, 피부 신경까지 원인이 다양합니다.

오늘은 척추를 보는 의사 입장에서, 척추에서 오는 통증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척추가 아닌 원인을 떠올려 봐야 할 신호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뒤쪽의 응급 신호는 꼭 기억해 두셨으면 합니다.

등 통증은 흔하고, 대부분 심각하지 않습니다

등 통증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Briggs 등(2009)의 정리를 보면 어른뿐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자주 생기고, 무거운 가방을 메는 학생이나 여성에게서 더 많이 보고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근육이나 척추에서 오는 통증으로, 시간이 지나면 좋아집니다. Henschke 등(2009)이 허리 통증으로 동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1년 동안 추적했을 때도 골절이나 감염, 종양 같은 심각한 원인은 100명 중 1명이 채 안 됐습니다.

그러니 등이 아프다고 바로 큰 병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드물게 숨어 있는 원인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죠.

근거가 궁금하다면 — 등 통증의 빈도와 심각한 원인

Briggs 등(2009)의 체계적 고찰은 일반 인구의 흉추부 통증(Thoracic Spine Pain)을 다룬 연구 33편을 분석했습니다. 유병률은 연구마다 정의가 달라 편차가 컸지만, 어떤 형태든 등 통증이 있었던 비율은 1년 기준 15.0~27.5%, 평생 기준 12.0~31.2%였습니다. 대체로 어린이와 청소년, 특히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았고, 다른 근골격계 통증, 가방 사용, 자세, 심리적 요인 등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Henschke 등(2009)은 호주 시드니의 1차 의료기관에서 급성 요통으로 진료받은 환자 1,172명을 12개월 동안 추적했습니다. 심각한 원인이 확인된 환자는 11명(0.9%)이었고, 그중 8명이 골절이었습니다. 반면 환자의 80.4%는 진료지침에서 위험 신호로 꼽는 항목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어서, 위험 신호 하나만으로는 심각한 원인을 가려내기 어려웠습니다. 골절을 시사한 의미 있는 신호는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70세 초과, 큰 외상이었습니다. 이 연구는 허리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척추에서 오는 등 통증의 특징

척추나 근육에서 오는 통증은 대개 자세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집니다. 몸을 돌리거나 숙일 때 심해지고, 편한 자세를 찾으면 덜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아픈 곳을 누르면 아프기도 하고요.

등뼈 사이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흉추 디스크는 드물지만, 생기면 갈비뼈를 따라 띠처럼 뻗치는 통증이나 가슴, 배 쪽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심장이나 위장, 비뇨기 질환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이가 많거나 골다공증이 있는 분이 넘어지거나 무거운 걸 든 뒤 갑자기 등이 아프다면 척추 압박골절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압박골절은 왜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까에서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흉추 디스크와 등 통증의 감별

교과서는 증상이 있는 흉추 디스크 질환이 전체 디스크 질환의 0.15~4.0% 정도로 드물다고 기술합니다. 증상은 위치에 따라 달라서, 위쪽 흉추에서는 목 디스크와 비슷하고, 가운데 흉추에서는 가슴이나 배의 통증으로 나타나 심혈관이나 위장관 질환과 비슷하며, 아래쪽 흉추에서는 허리 디스크와 비슷하거나 사타구니, 요관, 신장 쪽으로 뻗쳐 비뇨기과나 산부인과 질환과 감별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장의 흉통 감별 진단 표는 척추와 관련 없는 원인으로 심혈관·호흡기 질환, 간·담낭과 후복강, 위장관 질환, 늑골 골절과 늑간신경통 등을, 척추와 관련된 원인으로 감염, 종양, 퇴행성 질환, 골다공증, 척추 변형, 대상포진 등을 꼽습니다.

옆구리를 쥐어짜듯 아프다면, 결석

옆구리 통증을 검색하는 분이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신장이나 요관의 결석입니다. 결석 통증은 척추 통증과 성격이 꽤 다릅니다.

Teichman(2004)의 설명을 보면, 결석은 쥐어짜듯 몰려왔다 잦아드는 통증이 옆구리에서 시작해 아랫배나 사타구니 쪽으로 뻗칩니다. 척추 통증은 편한 자세를 찾으면 덜하지만, 결석 통증은 어떤 자세를 해도 편하지 않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을 뒤트는 경우가 많죠. 소변에 피가 섞이거나 구역질이 함께 오기도 합니다.

결석이 의심되면 비뇨의학과나 응급실 진료를 받아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특히 옆구리 통증에 열이나 오한이 함께 있다면 막힌 요로에 감염이 생겼을 수 있어 바로 응급실로 가시는 게 안전합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요관 결석 통증의 특징

Teichman(2004)에 따르면 신장 결석의 전형적인 증상은 갑자기 생겨 사타구니로 뻗치는 쥐어짜는 듯한 옆구리 통증입니다. 결석이 요관을 따라 내려가면 통증이 아랫배로 옮겨 가고, 방광 가까이 오면 소변이 급하고 자주 마려우며 배뇨 시 통증이 생겨 방광염과 비슷해집니다. 진찰하면 환자는 편한 자세를 찾으려고 몸을 뒤트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안 또는 현미경 혈뇨가 약 90%에서 보이지만, 혈뇨가 없다고 결석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신장과 장이 같은 내장 신경의 지배를 받아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같은 글은 결석으로 막힌 위쪽에 감염이 생긴 경우를 응급 감압이 필요한 상황으로 제시하며, 열이 이를 시사하는 신호라고 설명합니다.

한쪽에 띠처럼 화끈거린다면, 대상포진

등에서 옆구리로 이어지는 띠 모양으로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며 아프다면 대상포진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Cohen(2013)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몸통에 가장 흔하게 생기고, 가운데 선을 넘지 않고 한쪽에만 나타납니다.

까다로운 건 물집보다 통증이 먼저 온다는 점입니다. 물집이 나오기 2~3일 전부터 통증만 있어서 이 시기에는 디스크나 근육통으로 오해하기 쉽거든요. 며칠 뒤 그 자리에 붉은 반점과 물집이 올라오면 진단이 분명해집니다.

한쪽 등이나 옆구리가 이유 없이 화끈거리고 아프다면 며칠 동안 피부를 잘 살펴보세요. 물집이 보이면 바로 진료를 받는 게 좋겠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대상포진의 증상

Cohen(2013)에 따르면 대상포진 발진은 하나의 신경절에서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돼 생기기 때문에 한 신경의 피부 영역을 따라 나타나고 가운데 선을 넘지 않습니다. 흉부, 삼차신경, 요추, 경추 피부 영역의 순으로 흔합니다. 발진에 앞서 2~3일 동안 따끔거림, 가려움,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이 전구 통증 때문에 오진이나 불필요한 검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발진은 반점과 구진에서 물집, 고름 물집으로 변하며 3~5일에 걸쳐 새로 생기고, 7~10일이면 딱지가 앉습니다.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나이이며,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남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10~50%에서 생기고 특히 50세 이후에 위험이 커집니다.

갑자기 찢어지듯 아프다면, 바로 응급실

등 통증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은 대동맥 박리입니다. 몸에서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 벽이 찢어지는 병으로,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Hagan 등(2000)의 대규모 등록 연구를 보면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갑자기 시작된 아주 심한 통증이었습니다. 가슴이나 등이 아프고, 흔히 “찢어지는 듯하다”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날카로운 통증으로 느끼는 경우가 더 많았고요. 고혈압이 있는 분에게서 많습니다.

가슴이 조이거나 짓누르는 듯하고 식은땀이 나는 경우는 심장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런 통증은 척추 문제를 따질 때가 아니니 바로 119나 응급실을 찾으셔야 합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대동맥 박리의 증상

Hagan 등(2000)은 12개 국제 센터의 급성 대동맥 박리 등록 연구(International Registry of Acute Aortic Dissection, IRAD)에서 환자 464명(평균 63세)을 분석했습니다. 통증이 갑자기 시작된 경우가 84.8%로 가장 흔했고, 가슴 통증 72.7%, 등 통증 53.2%였으며, 하행 대동맥이 침범된 B형에서는 등 통증이 63.8%였습니다. 통증의 성격은 날카롭다는 표현(64.4%)이 찢어지는 듯하다는 표현(50.6%)보다 많았습니다. 72.1%는 고혈압 병력이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고전적인 진찰 소견이 없는 경우가 많고 병원 내 사망률이 27.4%에 이르러, 높은 의심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오른쪽 등과 윗배가 함께 아프다면

오른쪽 윗배 통증과 함께 등이 아프다면 간이나 담낭 같은 소화기 원인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럴 때는 소화기내과 진료를 먼저 받아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척추 질환을 감별할 때 간·담낭, 위장관, 후복강 질환을 함께 살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등 통증이 식사나 소화와 관련해 달라진다면 척추보다 배 속 원인을 먼저 확인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기다리지 말아야 할 등 · 옆구리 통증

갑자기 시작된 심하고 날카로운 등이나 가슴 통증, 옆구리 통증과 함께 오는 열, 등 통증과 함께 다리 힘이 빠지거나 대소변 이상이 생길 때는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넘어진 뒤 생긴 등 통증, 열이나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밤에도 계속되는 통증이 있다면 서둘러 진료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골절이나 감염, 종양을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아픈 곳보다, 어떻게 아픈지가 단서입니다

등과 옆구리 통증은 대부분 근육과 척추에서 오고, 시간이 지나면 좋아집니다. 자세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통증이라면 척추 쪽일 가능성이 높고요.

반면 쥐어짜듯 몰려와 가만히 있지 못할 만큼 아프면 결석을, 한쪽에 띠처럼 화끈거리면 대상포진을, 갑자기 찢어지듯 심하면 대동맥이나 심장을 먼저 떠올려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허리 아래나 엉덩이 쪽이 아프다면 엉덩이와 엉치가 아픈데 허리 때문일까를, 갑자기 삐끗한 통증이라면 허리를 삐끗했을 때, 누워 있어야 할까를 참고해 주세요.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Hagan PG, Nienaber CA, Isselbacher EM, Bruckman D, Karavite DJ, Russman PL, et al. The International Registry of Acute Aortic Dissection (IRAD): new insights into an old disease. JAMA. 2000;283(7):897-903. doi:10.1001/jama.283.7.897

3. Teichman JM. Clinical practice. Acute renal colic from ureteral calculus. N Engl J Med. 2004;350(7):684-93. doi:10.1056/NEJMcp030813

4. Briggs AM, Smith AJ, Straker LM, Bragge P. Thoracic spine pain in the general population: prevalence, incidence and associated factors in children, adolescents and adults. A systematic review. BMC Musculoskelet Disord. 2009;10:77. doi:10.1186/1471-2474-10-77

5. Henschke N, Maher CG, Refshauge KM, Herbert RD, Cumming RG, Bleasel J, et al. Prevalence of and screening for serious spinal pathology in patients presenting to primary care settings with acute low back pain. Arthritis Rheum. 2009;60(10):3072-80. doi:10.1002/art.24853

6. Cohen JI. Clinical practice: herpes zoster. N Engl J Med. 2013;369(3):255-63. doi:10.1056/NEJMcp1302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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