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하려고 허리를 숙이다가,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다가 “뜨끔”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허리를 펴기도 어렵고, 누운 채 돌아눕는 것조차 힘들어지죠.
이럴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꼼짝 말고 누워 있어야 하나”일 겁니다. 찜질은 뜨겁게 해야 할지 차갑게 해야 할지, 병원은 가야 할지도 고민이 되고요.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지금까지의 연구로는 누워 있기보다 아픈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 쪽이 낫습니다.
목차삐끗했다는 건 어떤 상태일까
흔히 “허리를 삐끗했다”고 하는 건 대개 허리 근육이나 인대, 관절에 갑자기 무리가 가서 생긴 통증입니다. 아픈 정도는 심해도, 뼈가 부러지거나 신경이 크게 다친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정확히 어느 구조물이 탈이 났는지는 검사를 해도 집어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다리 저림 같은 신경 증상이나 위험 신호가 없다면, 처음부터 엑스레이나 MRI를 찍기보다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진료지침의 권고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과 통증이 꼭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MRI에 디스크가 보이는데 괜찮다는 이유에서 다뤘습니다.
대부분 한 달 안에 많이 좋아집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첫 한 달 동안 빠르게 좋아집니다. 연구를 모아 보면 통증과 일상생활의 불편이 한 달이면 절반 넘게 줄었고, 일을 쉬던 사람도 대부분 다시 일터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석 달까지는 조금씩 더 나아지고요.
그런데 깨끗이 사라지기보다는 약한 통증이 한동안 남는 경우가 많고, 다시 삐끗하는 일도 흔합니다. 같은 연구에서 1년 안에 한 번 이상 다시 아팠던 사람이 10명 중 7명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좋아진 뒤에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데, 이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하겠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급성 요통의 경과
Pengel 등(2003)의 체계적 고찰은 발생 3주 이내의 급성 요통과 좌골신경통 환자를 추적한 연구 15편을 분석했습니다. 한 달 안에 통증은 처음 점수의 평균 58%, 장애도 58% 줄었고, 일을 쉬던 사람의 82%가 복귀했습니다. 이후 약 3개월까지 조금 더 좋아졌다가 그 뒤로는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12개월 안에 한 번 이상 재발한 비율은 73%였습니다.
연구진은 “90%가 6주 안에 회복된다”는 기존 진료지침의 표현이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급성 요통은 대개 몇 주 안에 빠르게 좋아지지만 통증과 불편이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고 재발도 잦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교과서도 척추 통증의 80~90%가 6주 이내에 회복된다고 기술하지만, 이 고찰을 보면 “좋아진다”와 “완전히 사라진다”는 구분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정확하겠습니다.
누워 있으면 더 빨리 나을까
예전에는 허리가 아프면 며칠 꼼짝 말고 누워 있으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권합니다.
누워 있으라고 권한 사람과 평소처럼 움직이라고 권한 사람을 비교한 연구들을 보면, 급성 요통에서는 움직인 쪽의 통증과 기능이 조금 더 좋았습니다. 다리까지 뻗치는 좌골신경통에서는 두 방법의 차이가 거의 없었고요. 어느 경우에도 누워 지내는 쪽이 더 나았던 결과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너무 아파서 잠깐 누워 쉬는 건 괜찮지만, 일부러 며칠씩 누워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아픈 범위 안에서 걷고, 할 수 있는 일상을 이어가는 편이 회복에 도움이 되죠. 오래 누워 있으면 근육이 빠지고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은 압박골절은 왜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까에서도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침상 안정과 활동 유지 비교
Dahm 등(2010)의 코크란 체계적 고찰은 무작위 대조시험 10편을 분석했습니다. 급성 요통 환자에서는 시험 2편(401명)의 결과, 활동을 유지하라는 권고가 침상 안정 권고보다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에서 조금 더 나았습니다(중간 수준의 근거). 좌골신경통 환자에서는 두 권고 사이에 통증과 기능의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또 급성 요통에서 운동, 침상 안정, 활동 유지 권고 사이에, 좌골신경통에서 물리치료, 침상 안정, 활동 유지 권고 사이에 차이가 거의 없다는 낮은 수준의 근거가 있었습니다. 허리디스크로 인한 좌골신경통에서 침상 안정이 효과가 없었다는 시험은 허리디스크 증상, 허리보다 다리가 아픈 이유에서 소개했습니다.
온찜질과 냉찜질, 어느 쪽이 나을까
찜질은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연구로 보면 온찜질 쪽에 약간의 근거가 있습니다. 삐끗한 지 얼마 안 된 허리 통증을 며칠 동안 조금 줄여 줬고, 찜질과 함께 운동을 하면 더 좋았습니다.
냉찜질은 연구가 너무 적어서 효과가 있다 없다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온찜질과 냉찜질을 직접 비교한 결과도 엇갈리고요.
그래서 본인에게 편한 쪽을 쓰셔도 괜찮고, 굳이 고르자면 온찜질이 조금 앞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찜질은 통증을 잠시 누그러뜨리는 보조 수단이라, 찜질로 조금 편해졌다면 그 틈에 움직여 보는 게 좋겠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찜질의 효과
French 등(2006)의 코크란 체계적 고찰은 9개 시험, 1,117명을 분석했습니다. 급성과 아급성 요통 환자 258명을 포함한 2개 시험에서 온열 랩 찜질은 5일 뒤 통증을 위약보다 유의하게 줄였고(0~5점 척도에서 약 1점), 급성 요통 환자 90명의 시험에서는 데운 담요가 사용 직후 통증을 줄였습니다. 온열 랩에 운동을 더하면 7일 뒤 통증이 더 줄었습니다.
냉찜질은 질이 낮은 연구 3편뿐이라 결론을 낼 수 없었고, 온찜질과 냉찜질의 비교도 결과가 엇갈렸습니다. 연구진은 온열 랩이 단기적으로 통증과 장애를 조금 줄인다는 중간 수준의 근거가 있지만, 전체적인 근거는 제한적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약은 움직이기 위해 씁니다
통증이 심해 움직이기 어렵다면 약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진료지침은 약이 필요할 때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를 먼저 권합니다. 근육이완제는 졸릴 수 있어서 운전이나 위험한 작업 전에는 조심하시는 게 좋고요. 근육이완제의 효과와 주의할 점은 근육이완제, 허리 통증에 효과가 있을까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흔히 먹는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은 급성 요통에서 가짜 약과 차이가 없었고, 먹는 스테로이드도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약은 통증을 없애는 것보다 그사이에 움직일 수 있게 돕는 수단으로 생각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진료지침의 권고
미국내과학회(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CP)의 2017년 진료지침(Qaseem 등, 2017)은 급성·아급성 요통 환자 대부분이 치료와 상관없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므로, 먼저 표면 온열(중간 수준의 근거), 마사지, 침, 척추 도수치료(낮은 수준의 근거) 같은 비약물 치료를 선택하고, 약물이 필요하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근이완제를 선택하도록 강하게 권고했습니다(중간 수준의 근거).
같은 지침의 근거 검토에서 소염제는 위약보다 통증을 조금 줄였고, 근이완제는 2~7일의 단기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었지만 졸림을 비롯한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늘었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약과 통증·기능에 차이가 없었고, 근육주사나 5일간의 먹는 스테로이드도 위약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급성기 운동 치료는 일반적인 관리와 비교해 통증과 기능에 차이가 없었다는 낮은 수준의 근거가 있었습니다.
운동은 좋아진 다음이 진짜입니다
삐끗한 직후에 특별한 허리 운동을 한다고 더 빨리 낫지는 않았습니다. 이 시기에는 따로 운동을 하기보다 걷기처럼 평소 움직임을 이어가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운동이 제 역할을 하는 건 통증이 좋아진 다음입니다. 여러 예방 연구를 모은 분석에서, 꾸준히 운동한 사람은 허리가 다시 아플 위험이 뚜렷하게 줄었고, 운동과 함께 허리 관리법을 배운 사람은 그 효과가 더 컸습니다. 반면 교육만 받거나, 허리 보호대를 차거나, 신발 깔창을 바꾸는 것은 예방 효과가 없었습니다.
어떤 운동이 가장 좋은지는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연구마다 운동 종류가 달랐고, 운동끼리 비교해도 뚜렷한 차이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운동 방법은 허리 아플 때 운동, 무엇을 해야 할까에서, 근육이 척추를 잡아 주는 원리는 척추가 불안정하다는 말, 그리고 자세가 중요한 진짜 이유에서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허리 통증 예방
Steffens 등(2016)의 체계적 고찰과 메타분석은 허리 통증 예방법을 다룬 무작위 시험 21개, 30,850명을 분석했습니다. 1년 이내 추적에서 운동과 교육을 함께 한 경우 허리 통증이 생길 위험이 45% 줄었고(상대위험 0.55, 중간 수준의 근거), 운동만 한 경우 35% 줄었습니다(상대위험 0.65, 낮은 수준의 근거). 교육만 받은 경우(1.03), 허리 보호대(1.01), 신발 깔창(1.01)은 예방 효과가 없었습니다.
1년이 넘는 장기 추적에서는 운동과 교육을 함께 한 경우 낮은 수준의 근거로 보호 효과가 이어졌지만(0.73), 운동만 한 경우는 시험 2편뿐으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1.04). 연구진은 허리 통증에서 회복한 사람의 약 절반이 1년 안에 재발한다고 소개하며, 운동 단독 또는 교육과 함께 한 운동이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ACP 진료지침(2017)의 근거 검토에서는 20개가 넘는 급성 요통 시험에서 운동 방법끼리 비교해도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럴 때는 기다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삐끗한 허리는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지만,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참기 어려울 때, 다리 힘이 빠질 때는 신경이 심하게 눌렸을 수 있어 바로 병원을 찾으시는 게 안전합니다. 다리로 통증이 뻗친다면 허리디스크일 수 있는데, 이 증상은 허리디스크 증상, 허리보다 다리가 아픈 이유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열이 나거나, 암을 앓은 적이 있거나, 이유 없이 살이 빠질 때도 서둘러 진료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나이가 많거나 골다공증이 있는 분이 넘어진 뒤 허리가 아프다면 척추 압박골절일 수 있고요. 밤에 쉬어도 계속 아프거나, 몇 주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을 때도 한 번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확인이 필요한 신호
교과서는 마미총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 CES)이나 진행하는 근력 저하를 응급 수술의 적응증으로 제시합니다. 미국내과학회는 요통 환자의 영상 검사를 심하거나 진행하는 신경학적 결손이 있을 때, 또는 암이나 감염 같은 심각한 기저 질환이 의심될 때로 한정하고, 압박골절이 의심되면 엑스레이를 권합니다.
누워 버티기보다, 조금씩 움직이는 쪽으로
허리를 삐끗하면 통증이 워낙 심해서 큰일이 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위험 신호가 없다면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며 좋아지는 통증이고,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회복의 속도를 좌우합니다.
아픈 범위 안에서 조금씩 움직이고, 필요하면 찜질과 약의 도움을 짧게 받아 보시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 꾸준히 운동을 이어 가는 것이, 다시 삐끗하지 않기 위해 지금까지 연구로 확인된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Pengel LH, Herbert RD, Maher CG, Refshauge KM. Acute low back pain: systematic review of its prognosis. BMJ. 2003;327(7410):323. doi:10.1136/bmj.327.7410.323
3. French SD, Cameron M, Walker BF, Reggars JW, Esterman AJ. Superficial heat or cold for low back pain.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6;(1):CD004750. doi:10.1002/14651858.CD004750.pub2
4. Dahm KT, Brurberg KG, Jamtvedt G, Hagen KB. Advice to rest in bed versus advice to stay active for acute low-back pain and sciatica.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0;(6):CD007612. doi:10.1002/14651858.CD007612.pub2
5. Steffens D, Maher CG, Pereira LS, Stevens ML, Oliveira VC, Chapple M, et al. Prevention of low back pai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AMA Intern Med. 2016;176(2):199-208. doi:10.1001/jamainternmed.2015.7431
6. Qaseem A, Wilt TJ, McLean RM, Forciea MA. Noninvasive treatments for acute, subacute, and chronic low back pain: a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rom the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nn Intern Med. 2017;166(7):514-30. doi:10.7326/M16-2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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