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내시경 수술, 절개 수술과 무엇이 다를까

“내시경으로 하면 안 되나요? 구멍 하나만 뚫고 바로 퇴원한다던데요.”

허리디스크나 협착증으로 수술 이야기가 나오면 많이들 물어보시는 질문입니다. 병원 광고에서도 ‘절개 없이’, ‘당일 퇴원’ 같은 문구를 쉽게 볼 수 있죠. 같은 수술이라면 작게 하는 쪽이 더 좋아 보이는 게 자연스럽죠.

그런데 내시경 수술이 정확히 무엇을 하는 수술인지, 효과가 절개 수술과 얼마나 다른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오늘은 척추 내시경 수술이 어떤 수술인지, 연구에서는 어떤 결과를 보였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잘 맞고 어떤 경우는 어려운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내시경 수술도 신경을 풀어 주는 수술입니다

먼저 짚고 넘어갈 점이 있습니다. 내시경 수술은 새로운 치료법이라기보다 같은 수술을 다른 도구로 하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튀어나온 디스크 조각을 떼어 내거나,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서 눌린 신경을 풀어 주는 것이 목적이죠. 이 목적은 현미경을 쓰는 절개 수술과 같습니다.

달라지는 건 수술 부위를 들여다보는 방법입니다. 현미경 수술은 피부를 2~4cm 정도 열고 근육을 옆으로 벌려 공간을 만든 뒤, 위에서 현미경으로 내려다보며 수술합니다. 내시경 수술은 1cm 남짓한 구멍으로 가느다란 카메라를 넣고,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수술하고요. 근육을 덜 벌리고 뼈와 관절을 덜 깎아도 되는 것이 내시경 수술의 출발점입니다.

이름 때문에 ‘시술’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마취를 하고 신경 주변을 직접 다루는 엄연한 수술입니다. 그래서 수술이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은 내시경이든 절개든 똑같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이 부분은 허리디스크, 수술해야 할 때와 기다려도 될 때와 척추관 협착증, 수술해야 할까에서 다뤘습니다.

한 구멍과 두 구멍, 내시경 수술의 종류

척추 내시경 수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구멍 하나로 하는 단방향 내시경입니다. 카메라와 수술 기구가 한 통로 안에 함께 들어갑니다. 옆구리 쪽에서 신경이 빠져나가는 구멍(추간공)을 통해 들어가는 방법과, 뒤쪽 뼈 사이 틈(후궁간)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분 마취로도 할 수 있어 전신 마취가 부담스러운 분에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다른 하나는 구멍 두 개를 쓰는 양방향 내시경입니다. 한 구멍에는 카메라를, 다른 구멍에는 수술 기구를 넣습니다. 카메라와 기구가 따로 움직이니 현미경 수술과 비슷한 감각으로 수술할 수 있고, 디스크뿐 아니라 협착증처럼 뼈와 인대를 넓게 다듬어야 하는 수술에도 쓰입니다. 최근 들어 많이 쓰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효과는 절개 수술과 비슷합니다

가장 궁금하실 부분은 결국 ‘얼마나 잘 낫느냐’일 겁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보면, 잘 맞는 환자에게 하면 내시경 수술의 효과는 현미경 수술과 비슷합니다.

허리디스크에서 내시경 수술과 현미경 수술을 비교한 무작위 시험 가운데 규모가 큰 Gadjradj 등(2022)의 연구에서는, 1년 뒤 다리 통증이 100점 만점에 7점 정도 내시경 쪽이 더 낮았습니다. 통계로는 의미가 있었지만 연구진도 환자가 체감할 만한 차이는 아닐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시 수술을 받은 비율은 두 수술 모두 100명 중 5~6명으로 비슷했고요.

협착증도 비슷합니다. 양방향 내시경과 현미경 수술을 비교한 Park 등(2020)의 연구에서 1년 뒤 허리 기능, 통증, 삶의 질에 차이가 없었고, 협착증 무작위 시험 6편을 모은 Yang 등(2022)의 메타분석에서도 내시경 쪽 다리 통증이 조금 더 좋았지만 그 차이는 아주 작았습니다. 반면 여러 최소침습 디스크 수술을 함께 묶어 분석한 Rasouli 등(2014)의 코크란 고찰에서는 통증이 아주 조금 더 남고 재발로 다시 입원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결과도 있어서, 내시경 수술이 효과 면에서 더 낫다고까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디스크 수술에서 내시경과 현미경 수술의 비교

Ruetten 등(2008)은 허리디스크 환자 178명을 내시경 수술(후궁간 또는 추간공 접근)과 현미경 수술로 무작위 배정해 2년간 추적했습니다. 수술 뒤 82%는 다리 통증이 없어졌고 14%는 가끔 통증이 있었으며, 두 군의 임상 결과는 같았습니다. 재발률은 전체 6.2%로 두 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고, 등 통증, 재활, 합병증, 조직 손상 면에서는 내시경 수술이 유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Gadjradj 등(2022)은 4개 병원에서 6주 이상 다리 방사통이 있는 18~70세 환자 613명을 대상으로 비열등성 무작위 시험을 시행했습니다. 내시경 수술 초기의 학습 곡선 환자 125명은 미리 정한 대로 주 분석에서 제외했고, 경피적 추간공 내시경 수술(PTED) 179명과 현미경 수술 309명을 비교했습니다. 12개월 다리 통증(0~100점) 중앙값은 내시경 7.0점, 현미경 16.0점이었고 차이는 7.1점(95% 신뢰구간 2.8~11.3)으로 비열등성이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작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에는 못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내시경 수술은 부분 마취와 진정 상태에서, 현미경 수술은 전신 마취와 2~4cm 절개로 시행했습니다. 수술 시간은 두 군이 비슷했습니다. 내시경 군은 출혈이 적었고 94%가 수술 당일 퇴원했으며, 현미경 군의 당일 퇴원 비율은 6%였습니다. 6주 뒤 흉터 길이는 평균 11.7mm 대 38.4mm였습니다. 경막 손상 8명(3%)과 상처 감염 3명(1%)은 모두 현미경 군에서 생겼고 내시경 군에서는 없었습니다. 1년 안에 다시 수술을 받은 비율은 내시경 5.3%, 현미경 5.6%였습니다. 한편 주 분석에서 뺀 학습 곡선 환자 125명에서는 4명이 수술 중 현미경 수술로 전환됐고, 14명(11%)이 1년 안에 재발로 다시 수술을 받았습니다.

Rasouli 등(2014)의 코크란 고찰은 내시경과 관 견인기 수술 등 최소침습 디스크 수술을 현미경·절개 수술과 비교한 연구 11편(1,172명)을 분석했습니다. 최소침습 수술은 6개월~2년 다리 통증과 6개월, 2년 허리 통증이 약간 더 남았지만 차이는 10점 척도에서 0.5점 미만이었고, 재발로 다시 입원할 위험은 더 높았으며, 수술 부위 감염 위험은 더 낮았습니다. 입원 기간이 짧다는 결과는 연구마다 일관되지 않았습니다. 11편 중 7편이 비뚤림 위험이 높아 근거 수준은 낮았고, 2013년까지의 연구만 포함했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협착증에서 양방향 내시경과 현미경 수술의 비교

Park 등(2020)은 한 마디 요추 협착증으로 감압술이 필요한 환자 64명을 양방향 내시경 감압술과 현미경 감압술로 무작위 배정했습니다. 주 결과인 12개월 오스웨스트리 장애 지수(ODI)에서 양방향 내시경의 비열등성이 확인됐고, 허리·다리 통증, 삶의 질(EQ-5D), 신경병증성 통증 점수도 3, 6, 12개월 모두 차이가 없었습니다. 수술 시간(현미경 70.2분, 내시경 67.2분)과 입원 기간(58.4시간, 45.6시간, p=0.067)도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고, 수술 뒤 배액량은 수술 중 쓴 관류 식염수 때문에 내시경 군에서 오히려 많았습니다. 우연한 경막 손상은 두 군 모두 2명(7%), 증상이 있는 혈종은 1명(3%)씩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추적 기간이 짧은 점을 한계로 들었습니다.

Yang 등(2022)은 협착증에서 내시경 감압술과 현미경 감압술을 비교한 무작위 시험 6편(646명)을 메타분석했습니다. 내시경 군은 마지막 추적 시점의 다리 통증이 10점 척도에서 0.20점 낮았고(95% 신뢰구간 -0.30~-0.10), 허리 통증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수술 시간은 평균 12.7분 짧았고, 전체 합병증은 내시경 군에서 적었습니다(위험비 0.43, 95% 신뢰구간 0.22~0.82). 입원 기간은 통계적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포함된 시험 수가 적고, 단방향·양방향 등 서로 다른 내시경 방법을 나눠 분석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들었습니다.

Tang 등(2021)은 후향적 코호트 연구까지 포함한 10편(1,727명)을 분석했습니다. 수술 후 24시간 이내 허리와 다리 통증은 내시경 군이 더 적었고 입원 기간은 평균 2.1일 짧았지만, 경막 손상, 혈종, 이상감각, 감염 등 합병증 발생률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장점은 회복 과정에서 나옵니다

효과가 비슷하다면 내시경 수술의 장점은 어디에 있을까요. 교과서와 연구들이 꼽는 장점은 대부분 수술 직후의 회복과 관련이 있습니다.

근육을 크게 벌리지 않으니 수술 부위 통증이 덜하고, 출혈이 적고, 더 일찍 걷고 더 빨리 퇴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뼈와 관절을 덜 깎기 때문에 수술 뒤 척추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신경 주변 흉터가 적게 남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부분 마취로 수술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서, 전신 마취가 부담스러운 나이 드신 분이나 지병이 있는 분에게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죠.

Gadjradj 등(2022)의 연구에서도 내시경 수술을 받은 분들은 대부분 수술 당일 집에 갔고, 흉터 길이는 현미경 수술의 3분의 1 정도였습니다. 반면 양방향 내시경을 다룬 Park 등(2020)의 연구에서는 입원 기간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회복이 빠른 정도는 내시경의 종류와 병원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셈이죠.

이런 장점은 대개 수술 후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느끼는 차이입니다. 1년 뒤에는 내시경 쪽 다리 통증이 조금 더 낮았지만, 100점 만점에 7점 정도라 환자가 크게 느낄 만한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모든 디스크와 협착증에 맞는 건 아닙니다

내시경 수술의 약점은 좁은 시야입니다. 화면에 보이는 범위가 제한돼 있다 보니 디스크 조각을 충분히 떼어 내지 못하거나, 신경을 충분히 풀어 주지 못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는 디스크 조각이 위아래로 멀리 흘러내린 경우, 엉덩이뼈(장골능)가 높아 옆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요추 5번-천추 1번 사이 같은 경우를 어려운 예로 듭니다.

대소변 장애가 오는 마미총 증후군이나 심한 중심성 협착증처럼 신경을 넓게 풀어 줘야 하는 경우에는 교과서도 아직 절개 수술을 권합니다. 척추가 밀리거나 흔들려서 나사 고정(유합술)이 필요한 경우라면 내시경으로 신경만 풀어 주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요.

또 하나는 집도의의 경험입니다. 교과서는 내시경 수술의 결과가 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분명히 적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Gadjradj 등(2022)의 연구에서도 수술에 익숙해지기 전 초기 환자들은 따로 떼어 분석했는데, 이 환자들은 1년 안에 재발로 다시 수술받는 비율이 이후 환자들의 두 배 정도였습니다. 손에 익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수술이라는 뜻입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교과서가 말하는 내시경 수술의 적응증과 합병증

교과서는 내시경 수핵제거술의 적응증이 일반 절개 수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다리 방사통, 영상 검사에서 신경근이나 경막을 누르는 디스크, 근력 약화나 감각 저하 같은 신경학적 결손이 있는 경우입니다. 외측함요부 증후군을 동반한 디스크, 재발한 디스크, 전신 마취가 어려운 환자는 상대적 적응증으로 듭니다. 마미총 증후군과 심한 중심성 협착증은 절개 수술을 권하고, 출혈 경향이 있는 환자는 금기로 봅니다.

성공률은 보고에 따라 75~90%로, 현미경 수술에서 보고된 87.3%, 92.5%와 큰 차이가 없다고 기술합니다. 단점으로는 좁은 시야로 인한 불충분한 감압과 재발,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성공률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듭니다.

합병증으로는 추간공으로 들어갈 때 빠져나가는 신경근을 자극하거나 손상해 생기는 이상감각과 신경 결손이 1~6.7%, 경막 손상이 많게는 1%, 요추 동맥 손상에 의한 후복막강 혈종이 1%까지, 추간판염이 0.1% 정도로 보고됩니다.

광고 문구보다 먼저 확인해 볼 것

‘절개 없이’, ‘흉터 없이’ 같은 표현은 상처가 작다는 뜻일 뿐, 수술의 한 면만 보여 줍니다. 구멍이 작아도 신경 주변을 다루는 수술이고, 디스크가 다시 튀어나오는 재발도 절개 수술과 비슷하게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시경 수술을 고민하신다면, 수술 방법보다 먼저 이 두 가지를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 내 상태가 정말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지, 그리고 내 디스크나 협착의 위치와 모양이 내시경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경우인지입니다. 디스크는 시간이 지나며 저절로 줄어드는 경우도 많으니, 급한 신경 증상이 없다면 디스크가 터져도 저절로 흡수될 수 있을까도 함께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수술을 권유받았다면 진료 때 몇 가지를 더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그 병원에서 이 수술을 얼마나 해 왔는지, 수술 중 시야가 충분하지 않으면 절개 수술로 바꿀 수 있는지, 척추를 고정해야 하는 상태는 아닌지, 재발하면 어떻게 치료하는지입니다.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수술인 만큼, 이런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해 주는 곳이라면 믿고 맡기기가 한결 수월할 겁니다.

어떤 도구로 하느냐보다, 나에게 맞느냐가 중요합니다

척추 내시경 수술은 잘 맞는 환자에게 숙련된 의사가 하면 절개 수술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회복은 조금 더 편한,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더 나은 수술은 아니고, 효과 자체가 더 좋다는 근거도 아직 부족합니다.

현미경이든 내시경이든 결국 눌린 신경을 충분히 풀어 주는 것이 수술의 목표입니다. 구멍의 크기보다는 내 병변을 가장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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