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에서 다리 뒤쪽으로 찌릿하게 내려가는데, 이게 좌골신경통인가요? 언제쯤 나을까요?”
좌골신경통은 허리가 아닌 다리가 아파서 더 당황스러운 통증입니다. 앉아 있기도 걷기도 불편하고, 밤에 잠을 설치기도 하죠. 그래서 무엇을 해야 빨리 나을지가 가장 궁금할 텐데요.
이 글에서는 좌골신경통이 보통 얼마나 가는지, 약과 주사와 수술이 연구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는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목차좌골신경통은 병 이름이 아니라 증상 이름입니다
좌골신경은 허리 아래쪽에서 나온 신경 뿌리들이 모여 만들어진, 우리 몸에서 가장 굵은 신경입니다. 엉덩이 깊은 곳을 지나 허벅지 뒤로 내려가고, 무릎 아래에서 갈라져 종아리와 발까지 이어지죠(그림 1).
이 신경의 뿌리가 허리에서 눌리거나 자극을 받으면, 신경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엉덩이에서 다리로 뻗치는 통증과 저림이 생깁니다. 이것을 좌골신경통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좌골신경통은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는 증상의 이름이고, 그 원인은 따로 찾아야 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허리디스크입니다. 나이가 들면 척추관이 좁아지는 협착증도 원인이 되고, 드물게 엉덩이 근육이 신경을 자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인에 따라 증상이 어떻게 다른지는 허리디스크 증상, 허리보다 다리가 아픈 이유, 다리 저림, 허리 때문일까 다른 원인일까, 이상근증후군, 엉덩이 깊은 곳 통증은 근육 탓일까에서 다뤘습니다.
대부분은 몇 주에서 몇 달 사이 좋아집니다
좌골신경통이 처음 생기면 이대로 계속 아플까 걱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교과서는 디스크 때문에 생긴 다리 통증이 대개 몇 주에서 몇 달이 지나면서 좋아진다고 설명합니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줄어들고 신경 주변의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통증도 줄어드는 것이죠. 디스크가 흡수되는 과정은 디스크가 터져도 저절로 흡수될 수 있을까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이 경과를 잘 보여 주는 연구가 있습니다. Peul 등(2007)은 좌골신경통이 6~12주 이어진 28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바로 수술을 하고 다른 그룹은 비수술 치료를 하며 지켜봤습니다.
수술한 그룹은 회복까지 걸린 기간이 4주로, 지켜본 그룹의 12주보다 빨랐습니다. 그런데 1년 뒤에는 두 그룹 모두 95%가 회복했습니다(그림 2). 지켜본 그룹 중 39%는 통증이 심해 결국 수술을 받았지만, 나머지는 수술 없이 좋아진 셈입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수술 대 지켜보기 시험
Peul 등(2007)은 6~12주 동안 좌골신경통이 지속된 환자 283명을 조기 수술(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 141명)과 장기 보존 치료(142명)에 무작위 배정했습니다. 조기 수술군은 평균 2.2주 안에 89%가 수술을 받았고, 보존 치료군은 39%(55명)가 증상 악화나 견디기 어려운 통증으로 평균 18.7주 뒤 수술을 받았습니다.
환자가 느낀 회복까지의 중앙값은 조기 수술군 4주, 보존 치료군 12주였고, 다리 통증도 조기 수술군에서 더 빨리 줄었습니다. 1년 뒤 장애 점수(Roland 장애 설문)는 두 그룹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고, 두 그룹 모두 약 95%가 회복했다고 답했습니다.
교과서는 추간판 탈출증에서 수술군이 1년, 4년까지는 결과가 더 좋았지만 10년 뒤에는 수술하지 않은 군과 같은 결과를 보였다는 연구도 소개합니다.
약은 기대보다 효과가 작습니다
좌골신경통에는 소염진통제, 신경통약, 먹는 스테로이드가 흔히 쓰입니다. 그런데 이 약들을 가짜약과 비교한 연구를 보면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소염진통제는 코크란 고찰(Rasmussen-Barr 등, 2016)에서 가짜약보다 통증이 뚜렷하게 줄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나아졌다고 느낀 사람이 조금 더 많았지만, 근거의 질이 낮았고 부작용은 더 많았습니다.
신경통약으로 많이 쓰는 프레가발린은 Mathieson 등(2017)의 시험에서 8주 뒤와 1년 뒤 모두 다리 통증이 가짜약과 비슷했습니다. 반면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은 더 많았죠(그림 3).

먹는 스테로이드는 Goldberg 등(2015)의 시험에서 다리 통증은 가짜약과 차이가 없었고, 일상생활 기능만 조금 더 좋아졌습니다. 효과가 작은 대신 혈당이 오르거나 잠이 안 오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짧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약이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통증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움직이기 힘든 시기를 넘기는 데는 도움이 되죠. 다만 약으로 병이 빨리 낫는다고 기대하기보다, 몸이 회복하는 동안 덜 힘들게 지내도록 돕는 정도로 생각하는 편이 현실에 가깝습니다. 효과가 없는데 오래 먹고 있다면 처방한 의사와 한번 상의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좌골신경통 약물 연구
Rasmussen-Barr 등(2016)의 코크란 고찰은 무작위 시험 10편(1,651명)을 분석했습니다. 가짜약과 비교한 통증 감소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고(3편, 918명, 100점 척도 평균 차이 -4.56점, 95% 신뢰구간 -11.11~1.99, 매우 낮은 질의 근거), 전반적 호전은 소염진통제 쪽이 조금 많았습니다(3편, 753명, 상대위험 1.14, 1.03~1.27, 낮은 질의 근거). 부작용 위험은 소염진통제 쪽이 높았습니다(4편, 967명, 상대위험 1.40, 1.02~1.93). 추적 기간은 대부분 3주 이내로 짧았습니다.
Mathieson 등(2017)은 좌골신경통 환자 209명을 프레가발린(최대 하루 600 mg까지 증량)과 가짜약에 무작위 배정했습니다. 다리 통증(10점 척도)은 8주에 3.7점 대 3.1점(보정 차이 0.5, -0.2~1.2), 52주에 3.4점 대 3.0점(0.3, -0.5~1.0)으로 차이가 없었습니다. 부작용은 64.2% 대 42.6%로 프레가발린군에서 많았고, 어지러움이 가장 흔했습니다.
Goldberg 등(2015)은 3개월 이내의 방사통과 추간판 탈출이 있는 환자 269명을 15일간 프레드니손(60 mg, 40 mg, 20 mg을 5일씩)과 가짜약에 2대 1로 배정했습니다. 장애 지수(ODI)는 3주와 52주에 프레드니손군이 조금 더 좋아졌지만, 다리 통증과 1년 내 수술률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교과서는 신경통약(가바펜틴, 프레가발린)에 대해 방사통을 동반한 요통 환자에서 가짜약과 비교한 연구들이 있으나 연구 방법에 제한이 있고 결과가 일정하지 않다고 기술합니다. 경구 스테로이드는 신경근의 부종과 급성 염증을 줄여 통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며, 단기간 사용이 통증 개선 효과는 없으나 신체 기능 향상에 약간 도움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고 소개합니다.
누워 지내기보다 조금씩 움직이기
다리가 아프면 꼼짝 않고 누워 있고 싶어집니다. 교과서는 통증이 심한 처음 이틀 정도만 짧게 쉬고, 그 뒤로는 가벼운 걷기를 시작하도록 권합니다.
통증이 덜한 자세를 찾아, 걷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가는 게 좋겠습니다. 물리치료는 허리에 부담을 덜 주는 자세를 익히고, 통증이 가라앉은 뒤 운동을 다시 시작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삐끗한 허리에서 누워 있기와 움직이기를 비교한 이야기는 허리를 삐끗했을 때, 누워 있어야 할까에서 다뤘습니다.
주사와 수술은 언제 생각할까
약을 먹으며 움직여도 다리 통증이 너무 심하다면 신경 주변에 주사를 놓아 보기도 합니다. 주사는 디스크를 없애는 치료가 아니라, 가장 아픈 시기를 덜 힘들게 넘기도록 돕는 치료입니다. 효과와 한계는 허리 주사,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에, 맞기 전후에 많이 묻는 질문은 허리 신경주사, 맞기 전후에 많이 묻는 것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수술은 앞의 Peul 등(2007) 연구처럼 통증을 빨리 줄여 주지만, 1년 뒤 결과는 기다린 쪽과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신경 마비 같은 위험 신호가 없다면, 수술 여부는 통증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와 일상으로 얼마나 빨리 돌아가야 하는지에 따라 정하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허리디스크, 수술해야 할 때와 기다려도 될 때를, 협착증 때문이라면 척추관 협착증, 수술해야 할까를 함께 읽어 보셔도 좋습니다.
기다리지 말아야 할 신호
-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참기 어려울 때
- 항문 주변이나 사타구니 감각이 둔해질 때
- 발목이나 엄지발가락이 잘 들리지 않는 등 다리 힘이 빠질 때
- 양쪽 다리가 함께 아프고 저릴 때
- 열이 나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면서 아플 때
이런 증상은 신경이 심하게 눌렸거나 디스크가 아닌 다른 원인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몇 주 지켜보는 대상이 아니니 바로 진료를 받아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을 잘 보내는 것도 치료입니다
좌골신경통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지만, 그 몇 주가 환자에게는 꽤 길게 느껴집니다. 저는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나을 거라는 기대를 놓지 않으면서, 통증을 덜 힘들게 견디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과 주사는 그 시간을 버티게 돕는 도구이고, 수술은 기다리기 너무 힘들 때 꺼낼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어떤 치료든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고르면, 기대가 어긋나 실망하는 일도 줄어들 겁니다.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Peul WC, van Houwelingen HC, van den Hout WB, et al. Surgery versus prolonged conservative treatment for sciatica. N Engl J Med. 2007;356(22):2245-56. doi:10.1056/NEJMoa064039
3. Rasmussen-Barr E, Held U, Grooten WJ, et al.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for sciatica.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6;10:CD012382. doi:10.1002/14651858.CD012382
4. Mathieson S, Maher CG, McLachlan AJ, et al. Trial of pregabalin for acute and chronic sciatica. N Engl J Med. 2017;376(12):1111-20. doi:10.1056/NEJMoa1614292
5. Goldberg H, Firtch W, Tyburski M, et al. Oral steroids for acute radiculopathy due to a herniated lumbar disk: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2015;313(19):1915-23. doi:10.1001/jama.2015.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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