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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수술해야 할 때와 기다려도 될 때

“MRI 보니 디스크가 많이 터졌대요. 바로 수술해야 하나요?”

허리디스크로 다리가 저리고 아픈 분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죠. 다리 통증이 심하면 하루라도 빨리 수술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반대로 수술은 무서워서 최대한 미루고 싶기도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꼭 수술해야 하는 경우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나머지는 선택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수술은 더 빨리 낫게 해 주지만, 기다려도 대부분 좋아지거든요. 허리디스크 증상은 허리디스크 증상, 허리보다 다리가 아픈 이유에서 다뤘으니, 오늘은 수술을 언제 생각하면 좋을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서둘러 수술을 생각해야 하는 경우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참기 어려울 때, 항문 주변이나 사타구니 감각이 둔해질 때는 터진 디스크가 신경 다발 전체를 누르고 있을 수 있어 응급 수술이 필요합니다.

다리 힘이 점점 빠질 때도 서둘러 수술을 고려합니다. 발목이나 엄지발가락이 잘 들리지 않아 발이 끌리는 경우죠. 통증과 달리 힘이 빠지는 건 기다린다고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수술 적응증

교과서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수술이 통상적으로 마미총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 CES)이 생긴 경우, 악화되는 근력 저하, 심해지는 통증이 있는 경우에 시행된다고 기술합니다.

나머지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허리디스크로 인한 다리 통증은 시간이 지나며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터져 나온 디스크가 저절로 줄어들기도 하는데, 이 과정은 디스크가 터져도 저절로 흡수될 수 있을까에서 다뤘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약과 운동, 필요하면 주사로 통증을 조절하면서 몇 주에서 몇 달 지켜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주사의 역할은 허리 주사,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에서 정리했고요. 이 기간에 좋아지면 수술이 필요 없고, 좋아지지 않으면 그때 수술을 상의해 볼 수 있습니다.

수술하면 무엇이 다를까

Peul 등(2007)은 심한 좌골신경통이 몇 주 이어진 환자들을 바로 수술하는 그룹과, 약과 운동으로 기다리다 필요하면 수술하는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습니다.

바로 수술한 그룹이 다리 통증이 훨씬 빨리 좋아졌습니다. 10명 중 5명이 회복했다고 느끼기까지 수술한 그룹은 한 달, 기다린 그룹은 석 달 정도 걸렸죠. 하지만 1년 뒤에는 두 그룹 모두 대부분 회복해서 차이가 없었습니다. 기다린 그룹에서도 상당수가 결국 수술을 받았지만, 나머지는 수술 없이 좋아졌고요.

Weinstein 등(2006)의 SPORT 연구에서도 수술한 사람이 처음 몇 달 동안 더 많이 좋아졌고,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나며 줄어드는 경향이었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조기 수술과 보존적 치료 비교

Peul 등(2007)은 6~12주 동안 심한 좌골신경통이 이어진 환자 283명을 조기 수술군과, 보존적 치료를 하다 필요하면 수술하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했습니다. 조기 수술군 141명 중 125명(89%)이 평균 2.2주 만에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을 받았고, 보존적 치료군 142명 중 55명(39%)이 평균 18.7주 뒤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첫 1년 동안 장애 점수는 전체적으로 차이가 없었지만, 다리 통증은 조기 수술군에서 더 빨리 줄었습니다. 회복했다고 느끼기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조기 수술군 4.0주, 보존적 치료군 12.1주였고, 1년 뒤 회복했다고 느낄 확률은 두 군 모두 95%였습니다.

Weinstein 등(2006)의 척추 환자 결과 연구 시험(Spine Patient Outcomes Research Trial, SPORT) 관찰 코호트는 무작위 배정을 원하지 않은 수술 후보 환자 743명을 분석했습니다(수술 528명, 비수술 191명). 수술을 선택한 환자는 3개월에 신체 통증, 신체 기능, 오스웨스트리 장애지수(ODI)가 비수술 환자보다 각각 약 15점 더 좋아졌고, 2년에는 차이가 10~13점으로 다소 줄었습니다. 두 군 모두 좋아졌으며, 연구진은 비무작위 비교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논문은 SPORT 무작위 시험에서 배정 기준 분석으로는 디스크 제거술 쪽이 조금 나았지만 유의하지 않았고, 배정과 다른 치료를 받은 환자가 많아 결론을 내기 어려웠다고 소개합니다.

오래 기다려도 결과는 같을까

그렇다면 수술은 늦게 해도 상관없을까요. Weber(1983)가 10년 동안 추적한 연구를 보면, 수술한 쪽이 1년째에는 확실히 좋았고 4년째에도 나은 경향이었지만, 그 뒤로는 차이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다만 이미 몇 달 넘게 좌골신경통이 이어지고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Bailey 등(2020)이 4개월에서 1년 가까이 다리 통증이 이어진 환자들을 비교했더니, 수술한 쪽이 6개월 뒤 다리 통증이 10점 만점에 2점 넘게 더 적었습니다. 충분히 기다렸는데도 낫지 않는다면, 더 버티기보다 수술을 생각해 볼 근거가 되는 셈입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장기 추적과 오래된 좌골신경통

Weber(1983)는 디스크 탈출이 확인된 환자 280명 가운데 수술 적응증이 불확실한 126명을 수술과 보존적 치료로 무작위 배정해 1년, 4년, 10년 뒤를 비교했습니다. 1년 뒤에는 수술군의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좋았고, 4년 뒤에도 수술군이 나은 경향이었지만 유의하지 않았으며, 마지막 6년 동안은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보존적 치료군 중 17명은 통증이 오래가거나 심해져 첫해 안에(평균 7.5개월) 수술을 받았습니다. 연구진은 보존적 치료로 좋아진 환자의 5분의 4는 3개월의 관찰로 수술이 필요 없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며, 적응증이 불확실한 환자에게는 일정 기간 관찰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도 있으므로 환자가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Bailey 등(2020)은 4~12개월 동안 좌골신경통이 이어진 환자 128명을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군과, 6개월간 표준화된 비수술 치료 뒤 필요하면 수술하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했습니다. 10점 만점 다리 통증 점수는 처음 7.7점과 8.0점에서 6개월 뒤 수술군 2.8점, 비수술군 5.2점이었습니다(보정 평균 차이 2.4점). 오스웨스트리 장애지수와 12개월 통증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비수술군의 34%가 평균 11개월 뒤 수술로 넘어갔고, 수술 관련 부작용은 9명, 재발로 재수술한 환자는 1명이었습니다. 단일 기관 연구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수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

수술을 고려할 때는 사진만 보지 않습니다. 허리보다 다리 통증이 더 크고, 저림 같은 뚜렷한 신경 증상이 있고, 진찰 소견과 MRI 소견이 같은 신경을 가리킬 때 수술의 효과를 가장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허리 통증이 주된 증상이거나, MRI에 디스크가 크게 보여도 증상과 맞지 않는다면 수술로 좋아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사진과 증상이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MRI에 디스크가 보이는데 괜찮다는 이유에서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맥냅의 기준

교과서는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수술 적응증으로 맥냅의 기준(The Rule of Five)을 제시합니다. 증상 두 가지(허리보다 심한 다리 통증, 저림 같은 특정 신경 증상), 징후 두 가지(정상의 50% 미만에서 양성인 하지 직거상 검사나 교차 검사 양성, 반사 변화·근위축·근력 저하·감각 소실 중 두 가지), 검사 한 가지(증상과 일치하는 영상 소견)로 이뤄집니다.

수술은 어떻게 하고, 재발은 없을까

허리디스크 수술은 대개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 조각만 떼어 내는 수술입니다. 요즘은 현미경이나 내시경을 이용해 작게 절개하고 하는 경우가 많고요. 척추를 나사로 고정하는 큰 수술과는 다릅니다.

다만 수술한 자리에서 디스크가 다시 터지는 재발이 10명 중 1명 남짓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수술 뒤에도 허리 근육 운동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수술 방법과 재발

교과서는 개방성 추간판 수술로 후궁의 일부만 제거하는 고식적 방법과, 내시경이나 수술 현미경 아래에서 관형 견인기를 이용하는 미세침습적 방법을 소개합니다. 수술 후 합병증으로 6개월 이상 증상이 없다가 다시 생기는 추간판 탈출의 재발을 8~14%로 기술합니다.

결정할 때 생각해 볼 것

서둘러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술은 얼마나 빨리 좋아져야 하는지와 통증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놓고 고르는 선택입니다. 일 때문에 빨리 복귀해야 하거나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정도라면 수술이 좋은 선택일 수 있고, 견딜 만하다면 기다려 보는 것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다만 몇 달을 기다렸는데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막연히 더 버티기보다 담당 의사와 수술을 다시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협착증의 수술 판단은 척추관 협착증, 수술해야 할까에서 다뤘습니다.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Weber H. Lumbar disc herniation. A controlled, prospective study with ten years of observation. Spine (Phila Pa 1976). 1983;8(2):131-40. doi:10.1097/00007632-198303000-00003

3. Weinstein JN, Lurie JD, Tosteson TD, Skinner JS, Hanscom B, Tosteson AN, et al. Surgical vs nonoperative treatment for lumbar disk herniation: the Spine Patient Outcomes Research Trial (SPORT) observational cohort. JAMA. 2006;296(20):2451-9. doi:10.1001/jama.296.20.2451

4. Peul WC, van Houwelingen HC, van den Hout WB, Brand R, Eekhof JA, Tans JT, et al. Surgery versus prolonged conservative treatment for sciatica. N Engl J Med. 2007;356(22):2245-56. doi:10.1056/NEJMoa064039

5. Bailey CS, Rasoulinejad P, Taylor D, Sequeira K, Miller T, Watson J, et al. Surgery versus conservative care for persistent sciatica lasting 4 to 12 months. N Engl J Med. 2020;382(12):1093-102. doi:10.1056/NEJMoa191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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