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허리뼈에 금이 갔다고 하네요. 다친 적도 없는데요.”
척추분리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이 흔히 하시는 말씀입니다. 뼈에 금이 갔다니 놀랄 만하죠. 언젠가 뼈가 밀려서 수술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요. 운동하는 중고등학생이 허리가 아프다고 병원에 갔다가 이 진단을 받아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심하셔도 될 이야기부터 하면, 척추분리증은 생각보다 흔하고 대부분은 큰 문제 없이 지냅니다. 다만 청소년이냐 성인이냐에 따라 의미가 꽤 달라서, 오늘은 그 차이를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목차허리뼈 뒤쪽 고리에 생긴 금
허리뼈는 앞쪽의 둥근 몸통과 뒤쪽의 고리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고리에서 유난히 가는 부분을 협부라고 하는데, 척추분리증은 바로 여기에 금이 가서 끊어진 상태입니다. 주로 5번 허리뼈에 생기고, 그다음이 4번이죠.
크게 한 번 다쳐서 생기기보다는 같은 스트레스가 반복되면서 생기는 피로골절로 봅니다. 허리를 뒤로 젖히고 비트는 동작을 되풀이하면 협부에 힘이 몰리거든요. 태어날 때부터 있는 건 아니고 대개 어린 시절에 생기는데, 다친 기억이 없는데 금이 갔다는 말을 듣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협부가 끊어지면 앞쪽 몸통을 붙잡아 주는 힘이 약해져서, 몸통이 아래 뼈보다 앞으로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이걸 분리증형 척추전방전위증이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어 관절이 닳아서 생기는 퇴행성 전방전위증과는 다른 병인데, 퇴행성 쪽은 척추가 밀렸다는데 수술해야 하나에서 다뤘습니다.

생각보다 흔합니다
척추분리증은 100명 중 6명 정도에서 발견되고, 남자가 여자보다 2~3배 많습니다. 엑스레이보다 정밀한 CT로 성인을 조사하면 10명 중 1명 넘게 나오기도 하고요. 가족 중에 분리증이 있으면 더 흔하게 발견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특히 허리를 반복해서 젖히거나 비트는 운동을 하는 선수에게 많습니다. 다이빙 선수는 셋 중 한 명꼴로 분리증이 있었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죠. 교과서도 체조, 역도, 다이빙, 축구, 배구 같은 운동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척추분리증의 빈도
Beutler 등(2003)은 1955~1957년 한 마을에서 초등학교 1학년 500명 전원의 허리 엑스레이를 찍고 45년 동안 추적했습니다. 6세에 22명(4.4%)에서 협부 결손이 발견됐고, 성인이 될 때까지 8명이 추가로 생겨 모두 30명(6%)이었습니다. 남녀 비는 약 2대 1이었고, 양쪽 결손 22명은 모두 5번 허리뼈에 있었습니다.
Kalichman 등(2009)은 지역 주민 코호트인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Framingham Heart Study)에서 CT를 찍은 40~80세 188명을 분석했습니다. 척추분리증은 21명(11.5%)으로, 엑스레이 기반 연구의 약 2배였고 남녀 비는 약 3대 1이었습니다.
Tawfik 등(2020)은 운동선수의 협부 결손 빈도를 보고한 114편을 검토했습니다. 빈도가 높은 종목은 다이빙(35.38%), 크리켓(31.97%), 야구·소프트볼(26.91%), 럭비(22.22%), 역도(19.49%), 요트(17.18%), 탁구(15.63%), 레슬링(14.74%) 순이었습니다. 다만 종목마다 포함된 연구 수와 대상 인원이 달라 대략적인 비교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교과서는 척추분리증이 인구의 4~6%에서 발견되고, 협부 결손은 남자에서 2배 흔하지만 여자는 고도 전위가 많고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가 높아 증상이 있는 환자의 성비는 1대 1이라고 설명합니다. 젊은 운동선수에서는 11~35%에 이르고, 환자의 직계 가족 15~70%에서 척추분리증이 관찰됐다는 보고도 소개합니다.
분리증이 있다고 꼭 아픈 건 아닙니다
성인에서 우연히 발견된 분리증은 대부분 아무 증상 없이 지냅니다. 40~80세 주민을 CT로 조사한 연구에서 분리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 허리 통증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어릴 때 분리증이 발견된 사람들을 45년 동안 따라간 연구도 결론이 비슷했습니다. 이들의 삶의 질은 같은 나이의 일반인과 다르지 않았고, 뼈가 밀리는 속도도 나이가 들수록 느려졌습니다. 한쪽에만 금이 간 사람은 끝까지 뼈가 밀리지 않았고요.
그러니 성인이 허리가 아파 찍은 사진에서 분리증이 보였다면, 그게 정말 지금 통증의 원인인지부터 따져 봐야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이상이 모두 통증의 원인은 아니라는 이야기는 MRI에 디스크가 보이는데 괜찮다는 이유에서도 다뤘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척추분리증과 허리 통증
Kalichman 등(2009)의 연구에서 지난 12개월 동안 의미 있는 허리 통증이 있었던 사람은 38명(20.4%)이었고, 성별, 나이, 체질량지수를 보정한 분석에서 척추분리증, 분리증형 전방전위증, 퇴행성 전방전위증 모두 허리 통증과 유의한 관련이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일반 인구에서 척추분리증이 허리 통증의 주요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습니다.
Beutler 등(2003)의 45년 추적에서는 연구 대상 30명 중 한 명도 추적에서 빠지지 않았습니다. 한쪽 결손이 있던 8명은 끝까지 전위가 생기지 않았고, 양쪽 결손 22명 중 4명도 전위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전위는 10년마다 진행 속도가 느려졌고 가장 큰 전위는 39%였습니다. 전위 진행과 허리 통증 사이에 관련이 없었고, SF-36 삶의 질 점수는 같은 나이의 일반 인구와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습니다. 양쪽 결손이 저절로 붙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청소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청소년이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비틀 때 아프다고 하면 척추분리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운동하는 청소년의 허리 통증에서 원인으로 확인되는 가장 흔한 질환 가운데 하나거든요.
청소년에서 중요한 건 금이 막 생긴 초기에 발견하면 뼈가 다시 붙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단한 보조기로 치료한 연구에서 초기 분리증은 대부분 석 달 남짓이면 붙었습니다. 반면 시간이 지나 뼈 끝이 둥글게 굳어 버린 뒤에는 한 건도 붙지 않았죠. 일찍 발견하는 게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뼈가 꼭 붙어야만 좋아지는 건 아닙니다. 청소년과 젊은 성인의 비수술 치료 결과를 모아 보니, 뼈가 실제로 붙은 경우는 열에 셋이 안 됐는데 통증은 열에 여덟 이상이 좋아졌습니다. 뼈가 붙지 않아도 대부분 일상과 운동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청소년 척추분리증의 비수술 치료
Sairyo 등(2012)은 18세 미만 환자 37명(평균 13.5세, 한 명을 빼고 모두 운동을 활발히 함)의 협부 결손 63개를 단단한 흉요천추 보조기로 치료했습니다. CT로 초기, 진행기, 말기로 나누고, 진행기는 MRI에서 인접 척추경에 부종 신호가 있는지로 다시 나눴습니다. 유합률은 초기 94%, 부종이 있는 진행기 64%, 부종이 없는 진행기 27%, 말기 0%였고, 뼈가 붙기까지 평균 3.2개월, 5.4개월, 5.7개월이 걸렸습니다. 연구진은 초기 결손이 보조기 치료에 가장 좋은 대상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Klein 등(2009)은 청소년과 젊은 성인의 척추분리증(25% 이하 전위 포함) 비수술 치료를 다룬 관찰 연구를 메타분석했습니다. 증상 결과를 본 15편(665명)의 성공률은 83.9%였고, 보조기를 쓴 경우와 쓰지 않은 경우의 차이는 없었습니다(p=0.75). 뼈 유합을 본 10편(847명)의 유합률은 28.0%였고, 한쪽 결손(71%)이 양쪽 결손(18.1%)보다, 급성기 결손(68.1%)이 진행기(28.3%)나 말기(0%)보다 잘 붙었습니다. 연구진은 증상이 좋아지는 것이 뼈가 붙는 것에 달려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두 연구는 보조기에 대해 강조점이 다릅니다. 증상만 보면 보조기의 추가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초기 결손에서 뼈를 붙이는 것이 목표라면 단단한 보조기로 허리 움직임을 제한하는 방법이 쓰입니다.
Tawfik 등(2020)이 검토한 연구 중 치료 방법을 보고한 운동선수 74명 가운데 70명(94.6%)은 비수술 치료를 받았고, 61명(82.4%)이 이전 수준의 운동으로 돌아갔습니다.
어떻게 확인할까
척추분리증은 엑스레이에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옆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비스듬히 찍은 사진에서 협부의 금이 잘 보이죠. 금이 작거나 막 생긴 경우에는 엑스레이로 보이지 않을 수 있어 CT로 확인합니다.
청소년이라면 금이 새로 생긴 건지 오래된 건지가 치료 방향을 정합니다. MRI에서 주변 뼈에 부종이 보이거나 뼈 스캔에서 활동성 변화가 보이면 새로 생긴 금으로 보고, 뼈가 붙기를 기대하며 치료합니다.
치료는 나이에 따라 다릅니다
운동하는 청소년이라면 허리를 젖히고 비트는 운동을 잠시 쉬는 게 먼저입니다. 초기 분리증이라면 보조기를 차고 석 달 정도 지켜보며 뼈가 붙는지 확인하고요. 통증이 가라앉으면 허리와 배 근육 운동을 하면서 단계적으로 운동에 돌아갑니다.
성인에서 우연히 발견된 분리증이라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리가 아프다면 일반적인 허리 통증처럼 약, 운동, 활동 조절로 치료하면 됩니다. 갑자기 허리를 삐끗했다면 허리를 삐끗했을 때, 누워 있어야 할까도 참고하세요.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충분히 치료했는데도 통증이나 다리 증상이 계속될 때, 뼈가 밀린 정도가 점점 커질 때 수술을 고려합니다. 젊고 뼈가 거의 밀리지 않았으며 디스크가 건강하다면 금이 간 협부만 붙이는 협부 복원술을, 뼈가 많이 밀렸거나 디스크가 닳았다면 마디를 고정하는 유합술을 합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교과서의 치료 기준
교과서는 전위가 심하지 않으면 운동 제한과 보조기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고, 급성 골절에 의한 협부 손상도 보조기만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젊은 환자에 대해서는 Wiltse와 Jackson의 기준을 소개합니다. 10세 이전에 협부 결손이 발견되면 15세까지 4~6개월마다, 이후 성장이 끝날 때까지 1~2년마다 엑스레이로 추적하고, 증상이 없고 전위가 25% 이하이면 활동을 제한하지 않되 중노동은 피하도록 합니다.
수술은 적절한 보존 치료에도 통증이나 신경 증상이 지속될 때, 증상과 이에 맞는 불안정성이 있을 때, 2등급(Grade 2) 이상에서 전위가 증가할 때, 3·4등급과 척추처짐증에서 고려합니다. 협부 결손을 직접 복원하는 수술은 운동 분절을 보존하고 인접 분절 퇴행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디스크 변성이 없고 결손 부위가 통증의 원인임을 주사 등으로 확인한 30세 이하, 전위 3~4mm 이하의 환자에서 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걱정해야 할 때와 아닐 때
진료가 필요한 증상
-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고 힘이 빠질 때
- 대소변이 이상해졌을 때
다리 증상은 밀린 뼈가 신경을 누르고 있을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대소변이 이상해졌다면 바로 응급실로 가셔야 하고요.
운동하는 자녀가 허리를 젖힐 때 아프다는데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한 번 진료를 받아 보세요. 일찍 발견할수록 뼈가 붙을 가능성이 크고, 성장기에 분리증이 발견됐다면 뼈가 밀리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성인이 검사에서 우연히 분리증을 발견했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부분은 평생 큰 문제 없이 지내니까요.
참고문헌
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척추학. 제3판.
2. Beutler WJ, Fredrickson BE, Murtland A, Sweeney CA, Grant WD, Baker D. The natural history of spondylolysis and spondylolisthesis: 45-year follow-up evaluation. Spine (Phila Pa 1976). 2003;28(10):1027-35. doi:10.1097/01.BRS.0000061992.98108.A0
3. Kalichman L, Kim DH, Li L, Guermazi A, Berkin V, Hunter DJ. Spondylolysis and spondylolisthesis: prevalence and association with low back pain in the adult community-based population. Spine (Phila Pa 1976). 2009;34(2):199-205. doi:10.1097/BRS.0b013e31818edcfd
4. Klein G, Mehlman CT, McCarty M. Nonoperative treatment of spondylolysis and grade I spondylolisthesis in children and young adults: a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J Pediatr Orthop. 2009;29(2):146-56. doi:10.1097/BPO.0b013e3181977fc5
5. Sairyo K, Sakai T, Yasui N, Dezawa A. Conservative treatment for pediatric lumbar spondylolysis to achieve bone healing using a hard brace: what type and how long? J Neurosurg Spine. 2012;16(6):610-4. doi:10.3171/2012.2.SPINE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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