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이 아파요” 하고 진료실에 들어오시는 분께 어디가 아프냐고 여쭤보면, 손으로 가리키는 곳이 제각각입니다. 사타구니를 짚는 분도 있고, 엉덩이 옆을 문지르는 분도 있고, 엉덩이 뒤쪽을 두드리는 분도 있죠. 그리고 “혹시 허리 때문은 아닌가요?”라는 질문이 꼭 따라옵니다.
고관절과 허리는 둘 다 나이가 들면서 닳는 곳이고, 아픈 자리도 엉덩이와 허벅지로 겹칩니다. 그래서 고관절이 문제인 줄 알았는데 허리였던 경우도, 허리 치료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고관절이었던 경우도 생기죠. 오늘은 둘을 어떻게 구별하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목차어디를 가리키시나요
고관절은 골반과 넓적다리뼈가 만나는 관절인데, 실제 위치는 생각보다 깊습니다. 사타구니 안쪽이죠. 그래서 아픈 곳을 짚어 보는 것만으로도 원인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타구니가 아프면 고관절 자체를 먼저 의심합니다. 엉덩이 옆, 만지면 툭 튀어나온 뼈 부근이 아프면 그 위를 덮은 힘줄이나 점액낭 문제인 경우가 많고요. 엉덩이 뒤쪽은 허리, 천장관절, 고관절 어느 쪽이든 원인이 될 수 있어서 가장 헷갈리는 자리입니다.

고관절 통증이 무릎 아래까지 내려가기도 합니다
고관절염처럼 관절 자체가 상하면 사타구니가 가장 흔하게 아프고, 엉덩이나 허벅지 앞쪽으로 퍼지기도 합니다. 고관절염 환자와 척추관 협착증 환자에게 아픈 곳을 그림에 표시하게 한 연구에서도 사타구니와 엉덩이 통증은 고관절염 쪽에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의외인 결과가 하나 있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고관절염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무릎 아래 정강이까지 아프다고 표시했거든요. 흔히 “무릎 아래까지 내려가면 허리 문제”라고들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셈입니다. 고관절 주사로 원인을 확인한 환자들을 봐도 가장 흔히 아픈 곳은 사타구니가 아니라 엉덩이였습니다.
고관절 통증은 움직이고 체중을 실을 때 심해집니다. 앉았다 일어설 때, 걷기 시작할 때 아프고 오래 걸으면 더 아프죠. 관절이 굳어 가면 양말 신기나 발톱 깎기가 힘들어지고, 아픈 다리를 디딜 때 절뚝거리게 됩니다.
고관절염 말고도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넓적다리뼈 머리 부분에 피가 잘 가지 않아 뼈가 상하는 병), 골절, 관절 가장자리 연골(관절와순)의 손상도 사타구니 통증을 일으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고관절 통증이 퍼지는 범위
Khan 등(2004)은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기다리는 고관절염 환자(51명 응답)와 척추관 협착증으로 감압술을 받은 환자 60명에게 통증 위치를 그림에 표시하게 했습니다. 사타구니와 엉덩이 통증은 고관절염에서, 종아리 통증은 협착증에서 통계적으로 더 흔했고, 그 밖의 위치는 두 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사타구니 통증의 고관절염 진단 민감도는 84.3%, 특이도는 70.3%였습니다. 고관절염 환자의 47.1%가 정강이 앞쪽, 29.4%가 종아리 통증을 표시해, 무릎 아래 통증이 고관절염에서도 흔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통증이 고관절에 분포하는 넓적다리신경의 가지(두렁신경)를 따라 전달되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반면 정형외과 전공의는 대부분 고관절 통증이 무릎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Lesher 등(2008)은 영상에서 고관절 이상이 있고, 투시 영상으로 고관절 안에 마취제를 주사한 뒤 30분 만에 통증이 90% 이상 줄어든 환자 51명의 주사 전 통증 그림을 분석했습니다. 통증 위치는 엉덩이 71%, 허벅지 57%, 사타구니 55%, 무릎 아래 다리 16%, 발 6%, 무릎 2%였고, 허리 아래쪽으로 퍼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가장 흔한 조합은 엉덩이와 허벅지(20%), 엉덩이와 사타구니(18%)였습니다.
Altman 등(1991)이 고관절염 분류 기준을 만들면서 분석한 201명의 자료에서, 고관절염 환자의 약 90%는 앉았다 일어설 때나 걷기 시작할 때 통증이 심해졌고, 오래 걸을 때의 통증은 고관절염에서 더 흔했습니다. 한편 이 연구에서는 사타구니 같은 통증 위치나 통증이 퍼지는 양상만으로는 고관절염을 척추 신경근병증 같은 다른 원인과 구별하지 못했습니다.
엉덩이 옆을 누르면 아프다면
엉덩이 옆 바깥쪽을 만져 보면 튀어나온 뼈가 있습니다. 대전자라고 부르는데, 이 부근이 아프다면 대전자 통증 증후군을 생각합니다. 뼈를 덮고 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거나 엉덩이 옆 근육(중둔근, 소둔근)의 힘줄이 상해서 생기죠. 통증이 허벅지 바깥을 타고 무릎 쪽으로 내려가기도 해서 허리 신경 문제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아픈 쪽으로 누워 자기 힘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아픈 게 특징입니다. 가장 확실한 단서는 튀어나온 뼈를 눌렀을 때 평소 아프던 그 통증이 그대로 나오는지입니다.
생각보다 흔해서, 허리 통증으로 척추 전문의에게 의뢰된 환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실제로는 이 병이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허리 수술을 두 번이나 받고도 낫지 않다가 엉덩이 옆에 주사를 맞고 좋아진 환자도 있었고요.
근거가 궁금하다면 — 척추 진료실의 대전자 통증 증후군
Tortolani 등(2002)은 허리 통증으로 척추 수술 센터에 의뢰된 환자 252명을 분석했습니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엉덩이와 허벅지 위쪽 통증, 아픈 쪽으로 눕지 못함, 대전자와 장경인대를 누를 때 평소 통증이 재현되는 압통, 그리고 마취제·스테로이드 주사 뒤 50% 넘는 통증 감소를 기준으로 진단했을 때, 20.2%(51명)가 대전자 통증 증후군이었습니다. 이 환자들은 여성이 더 많았고(66.7%), 54.9%는 의뢰 전에 이미 MRI를 찍었으며, 62.7%는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의사의 진료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허리 수술(후궁절제술)을 두 번 받고도 좋아지지 않았던 환자 한 명은 대전자 주사 뒤 허리와 엉덩이 통증이 줄었습니다.
Devin 등(2012)은 엉덩이 바깥쪽 통증은 엉덩이나 허리, 다리 바깥으로 퍼질 수 있어 진단이 까다롭고, 대전자를 직접 누를 때의 통증은 신경 문제보다는 그 자리의 문제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고 정리했습니다. 바깥쪽 통증이 주된 경우 대전자 점액낭 주사가 진단과 치료를 겸할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허리에서 내려오는 통증
허리에서 오는 다리 통증은 대개 엉덩이 뒤쪽에서 시작해 허벅지 뒤, 종아리, 발까지 내려가고 저림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리디스크의 다리 통증은 허리디스크 증상, 허리보다 다리가 아픈 이유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이라면 걸을 때 엉덩이와 다리가 아프다가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나아지는 게 전형적입니다(걸으면 다리가 아프고, 앉으면 괜찮아지는 이유). 고관절도 걸으면 아프긴 한데, 다리에 체중이 실릴 때 아픈 쪽에 가깝죠. 협착증은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서 쉬어야 풀린다는 점이 다릅니다.
제가 보기에 가장 헷갈리는 건 허리 위쪽 신경(3번, 4번)이 눌린 경우입니다. 이 신경은 허벅지 앞쪽으로 가기 때문에 고관절과 아픈 자리가 겹치거든요. 이때는 무릎 반사가 약해졌는지, 허벅지 앞 근육이 가늘어졌는지가 단서가 됩니다. 드물게 더 위쪽 신경(1번, 2번)이 눌리면 사타구니가 아프기도 합니다.
엉덩이 뒤쪽 통증의 다른 원인, 특히 천장관절 통증은 엉덩이와 엉치가 아픈데 허리 때문일까에서 정리했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허리에서 오는 허벅지 앞쪽 통증
Offierski와 MacNab(1983)은 허리 3-4번 마디의 불안정에서 오는 연관통이나 4번 신경근 압박이 허벅지 앞쪽 통증을 일으켜 고관절 통증과 혼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4번 신경근이 눌리면 허벅지 앞쪽 감각 저하, 넙다리네갈래근의 약화와 위축, 무릎 반사 저하가 나타나고, 고관절을 뒤로 펴서 넓적다리신경을 당기면 통증이 생깁니다. 반면 고관절에서만 오는 통증이라면 근육 위축으로 무릎 반사가 약해질 수는 있지만 그 밖의 신경 전도 이상은 없다고 기술했습니다.
Devin 등(2012)은 협착증에서 사타구니 통증은 드물지만, 허리 1번이나 2번 높이의 신경공 협착이 있으면 사타구니 통증이 주된 증상일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또 고관절염은 체중을 실을 때 통증이 재현되는 반면, 협착증은 걸을 때 시작해 심해지고 앉거나 앞으로 숙이면 나아진다고 설명합니다.
교과서는 요추관 협착증과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 다리의 관절염을 꼽으며, 사타구니에서 허벅지 앞으로 뻗치는 통증과 진찰에서의 엉덩이 내회전 제한이 감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퇴행성 척추전방전위증에서도 나이가 많은 환자는 고관절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감별이 필요하다고 기술합니다.
절뚝거림, 사타구니, 그리고 안쪽 돌리기
고관절과 허리를 가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세 가지입니다. 절뚝거리는지, 사타구니가 아픈지, 고관절이 안쪽으로 잘 돌아가는지죠.
이 세 가지는 연구로도 확인됐습니다. 고관절인지 허리인지 가려야 했던 환자 95명을 분석한 Brown 등(2004)의 연구에서, 이런 소견이 있으면 허리만의 문제보다 고관절이 관여할 가능성이 7배에서 14배까지 높았습니다.
안쪽 돌리기는 이렇게 봅니다. 엎드려서 무릎을 90도로 굽히고 발을 바깥쪽으로 넘기면 고관절이 안쪽으로 돌아가죠. 고관절에 문제가 있으면 반대쪽보다 덜 돌아가고, 돌릴 때 사타구니가 아픕니다.
반대로 무릎 아래로 뻗치는 저림, 감각이나 반사가 떨어지는 증상,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편해지는 건 허리 쪽 증상입니다. 물론 이 증상들로 늘 깔끔하게 나뉘지는 않습니다. 둘 다 안 좋은 경우가 많거든요.

근거가 궁금하다면 — 구별에 도움이 되는 진찰 소견
Brown 등(2004)은 다리 통증의 원인 감별을 위해 의뢰된 97명에게 같은 문진과 진찰을 하고, 고관절 엑스레이와 허리 MRI(또는 엑스레이)를 기준으로 최종 진단을 내렸습니다. 다른 원인(무릎 관절염, 뼈 전이암)이었던 2명을 뺀 95명 가운데 고관절만 문제인 경우가 43명(45.3%), 허리만 문제인 경우가 18명(18.9%), 둘 다인 경우가 34명(35.8%)이었습니다. 절뚝거림은 고관절 단독군의 58.1%, 허리 단독군의 11.1%에서, 사타구니 통증은 60.5%와 11.1%에서, 내회전 제한은 72.1%와 11.1%에서 나타났습니다. 다변량 분석에서 허리 단독 진단에 대한 교차비는 절뚝거림 0.14, 사타구니 통증 0.15, 내회전 제한 0.07로, 뒤집어 말하면 이런 소견이 있을 때 고관절이 관여할 가능성이 각각 약 7배, 7배, 14배 높았습니다. 반면 넓적다리신경 당김 검사가 양성이면 고관절 단독보다는 허리가 관여할 가능성이 약 5배 높았습니다. 연구진은 감별이 어려운 환자를 모은 후향적 연구라는 한계를 밝혔습니다.
Altman 등(1991)의 미국류마티스학회 고관절염 분류 기준(임상 기준)은 고관절 통증이 있으면서 ① 내회전이 15도 미만이고 적혈구침강속도가 45mm/시 이하이거나(검사가 없으면 고관절 굽힘 115도 이하), ② 내회전이 15도 이상이라도 내회전 시 통증, 60분 이하의 아침 뻣뻣함, 50세 초과를 모두 만족할 때 고관절염으로 분류합니다. 이 기준의 민감도는 86%, 특이도는 75%였습니다.
Devin 등(2012)은 고관절 질환에서 가장 흔히 줄어드는 움직임이 내회전이고, 내회전 시 사타구니 통증이 고관절 질환 진단에 민감하고 특이하다고 정리했습니다. 협착증 환자는 진찰 소견이 덜 뚜렷해, 다리 펴 올리기 검사나 넓적다리신경 당김 검사가 양성인 경우는 20%가 안 된다고 소개합니다.
둘 다 나쁜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앞의 연구에서 고관절과 허리가 둘 다 문제인 환자가 셋 중 한 명꼴이었습니다. 1983년 Offierski와 MacNab은 이런 경우를 ‘고관절-척추 증후군’이라고 부르고 세 가지로 나눴습니다.
가장 흔한 건 둘 다 변화가 있지만 실제로 아픈 원인은 한쪽뿐인 경우(단순형)입니다. 둘 다 통증을 일으켜서 진찰만으로는 어느 쪽이 주범인지 가리기 어려운 경우(복합형)도 있고, 한쪽이 다른 쪽을 악화시키는 경우(이차형)도 있습니다. 고관절이 굳어 끝까지 펴지지 않으면 골반이 앞으로 기울고 허리가 과하게 젖혀지면서 허리까지 아파지는 식이죠.
그래서 고관절을 고치면 허리가 같이 편해지기도 합니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앞둔 환자의 절반 정도가 허리 통증도 있었는데, 그중 3분의 2는 수술 뒤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반대로 원인을 잘못 짚으면 치료가 헛돌 수 있습니다. 허벅지 통증으로 허리 수술을 받았는데 낫지 않아 다시 보니 고관절이 원인이었던 환자, 고관절 수술을 받고도 아파서 결국 허리를 치료하고 나서야 나은 환자가 Offierski와 MacNab의 보고에도 나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고관절-척추 증후군 연구
Offierski와 MacNab(1983)은 고관절-척추 증후군 환자 35명(여성 30명, 평균 63.7세)을 분석했습니다. 주된 통증 원인은 고관절이 24명, 허리가 11명이었습니다. 19명은 진찰로 원인이 쉽게 가려진 단순형, 6명은 신경근 차단술이나 고관절 안 마취제 주사 같은 추가 검사가 필요했던 복합형, 6명은 굳어 가는 고관절이 허리 증상을 악화시킨 이차형이었습니다. 나머지 4명은 치료 전에 원인을 잘못 판단한 경우였습니다. 이차형에서는 고관절 수술이나 절골술로 허리의 과도한 젖힘이 교정되면서 허리 통증이 줄었습니다.
Ben-Galim 등(2007)은 심한 고관절염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 25명(평균 67.4세)을 수술 전, 수술 3개월 뒤, 2년 뒤에 평가했습니다. 증상이 있는 척추관 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다리로 뻗치는 신경 통증이 있는 환자는 제외했습니다. 허리 통증(0~10점)은 평균 5.04점에서 3.68점으로(p=0.006), 허리 기능 장애 지수(Oswestry, 0~100점)는 36.72점에서 24.08점으로(p=0.0011) 줄었고, 2년 뒤(17명 추적)에도 호전이 유지됐습니다. 엑스레이의 허리 전만각과 천추 경사각은 수술 전후 차이가 없었습니다.
Devin 등(2012)의 종설에 소개된 Parvizi 등의 연구에서는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 예정 환자 344명 중 170명(49%)이 수술 전 허리 통증이 있었고, 이 가운데 113명(66%)은 수술 뒤 허리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헷갈리면 고관절에 주사를 놓아 봅니다
진찰과 영상으로도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쓰는 방법이 진단적 주사요법입니다. 투시 영상을 보며 고관절 안에 마취제를 넣은 뒤 평소 아프던 동작을 해 보는 거죠. 통증이 대부분 사라지면 고관절이 주범이고, 그대로라면 허리 쪽을 더 들여다봅니다.
고관절과 허리 모두 관절염이 있는 환자 83명에게 이 주사를 놓은 연구에서, 74명은 통증이 크게 줄었고 그중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50명 가운데 48명이 좋아졌습니다. 주사가 듣지 않은 9명은 허리 문제였고요.
엑스레이나 MRI만 보고 정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아프지 않아도 고관절과 허리 모두 퇴행성 변화가 흔히 보이거든요. 영상에 보이는 변화가 지금 통증의 원인인지는 진찰과 맞춰 봐야 합니다(MRI에 디스크가 보이는데 괜찮다는 이유).
둘 다 수술이 필요하다면 순서도 따져야 합니다. 협착증이 심하거나 다리 힘이 빠지는 증상이 진행하면 허리를 먼저, 굳은 고관절이 허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면 고관절을 먼저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 밖에는 일상에서 더 힘든 쪽부터 치료하고요. 한쪽을 고치고 나면 다른 쪽 증상이 더 드러나기도 합니다. 고관절 수술 뒤 잘 걷게 되면서 숨어 있던 협착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다면 — 진단 주사와 치료 순서
Pateder와 Hungerford(2007)는 고관절과 허리 모두 중등도 이상의 관절염이 있고 통증 양상이 전형적이지 않은 환자 83명에게 투시 영상으로 고관절 안에 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사했습니다. 2주 뒤 74명은 통증 점수(0~10점)가 평균 7.4점에서 2.7점으로 줄었고, 9명은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통증이 줄었던 74명 중 50명이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 48명이 좋아졌고, 2명은 수술 뒤에도 통증이 남아 협착증 치료를 받았습니다. 주사에 반응하지 않은 9명은 척추 질환으로 판단돼 척추 전문의에게 의뢰됐습니다.
Devin 등(2012)이 정리한 연구에서 Crawford 등은 고관절이 통증의 원인인지 불분명한 42명 가운데 고관절 마취제 주사로 통증이 줄어든 33명 중 32명이 인공관절 수술 뒤 좋은 결과를 얻었고, Kleiner 등은 고관절-척추 증후군 환자 18명에서 고관절 마취제 주사의 민감도 87%, 특이도 100%를 보고했습니다.
Brown 등(2004)은 심한 척추관 협착증이 있으면 방치했을 때의 신경 손상 위험 때문에 대개 허리를 먼저 수술하고, 신경 결손 없이 고관절이 굳어 펴지지 않으면 고관절을 먼저 수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밖의 경우에는 삶의 질에 더 큰 영향을 주는 쪽을 환자가 선택하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Devin 등(2012)은 진행하는 신경 결손이 있으면 척추 전문의와 바로 상의해야 하고, 한쪽을 치료하면 활동량이 늘면서 치료하지 않은 쪽 증상이 더 드러날 수 있어 환자에게 미리 설명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이런 통증은 기다리지 마세요
넘어진 뒤 사타구니나 엉덩이가 아프고 다리에 체중을 싣기 어렵다면 고관절 골절일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크게 넘어지지 않아도 부러질 수 있고, 엑스레이에 잘 보이지 않는 골절도 있어 MRI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썼거나 술을 많이 드시는 분에게 사타구니 통증이 새로 생겼다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확인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엑스레이로는 보이지 않고 MRI로만 알 수 있습니다.
열이 나면서 관절이 아프거나, 밤에 쉬어도 계속 아프거나, 암을 앓은 적이 있다면 빨리 진료를 받으세요. 다리 힘이 갑자기 빠지거나 대소변이 이상해졌다면 바로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한쪽 치료로 낫지 않는다면
고관절이냐 허리냐는 생각보다 자주 헷갈리는 문제입니다. 사타구니가 아프고 절뚝거린다면 고관절을, 무릎 아래로 저림이 뻗치고 앉으면 편해진다면 허리를 먼저 보는 게 기본이지만, 둘이 같이 나쁜 경우도 흔하죠.
그래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하나입니다. 한쪽 치료를 충분히 했는데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다른 쪽을 한 번 의심해 보세요. 허리 치료를 오래 받았는데 그대로라면 고관절을, 고관절 치료 뒤에도 아프다면 허리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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